[골프앤포스트=송기현 기자] 한국식 육성 시스템을 거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뛰어든 하타오카 나사(일본)가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시즌 첫 우승을 신고했다.
하타오카는 25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윌셔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디오임플란트LA오픈(총상금 150만 달러) 마지막 4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합계 15언더파 269타로 우승했다. 하타오카는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2개를 묶어 2위 해나 그린(10언더파 274타·호주)을 5타 차로 제쳤다. 하타오카는 지난해 9월 월마트NW아칸소챔피언십 이후 약 7개월 만의 우승으로 LPGA투어 통산 6번째 트로피를 들었다. 우승 상금은 22만5000달러(약 2억8000만 원)다.
하타오카는 그린에 4타 앞선 선두로 4라운드를 시작해 7번 홀(파3)까지 버디 4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이고 사실상 우승에 쐐기를 박았고, 15번 홀(파5)에서 우승을 자축하는 이글까지 추가했다. 그린이 9번 홀(파4)과 15번 홀에서 버디로 응수했고, 하타오카가 마지막 18번 홀(파3)을 보기로 마쳤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하타오카는 일본 선수지만 많은 한국 골프선수와 유사한 육성 과정을 거쳐 LPGA투어에 합류했다. 하타오카는 ‘누구도 가본 적이 없는 미지의 세상으로 향하라’는 뜻을 담아 나사(미항공우주국)에서 따온 이름을 지어준 부모의 영향으로 철저하게 LPGA투어 진출을 목표로 육성됐다. 어려서 육상선수 경력을 쌓아 기초체력을 길렀고, 골프특성화학교를 다니며 골프 실력 향상에 집중했다. 주니어 시절부터 미국에서 열린 대회에 출전하며 코스 적응력을 높였다.
하타오카는 2016년 10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일본여자오픈에서 아마추어 자격으로 출전해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우며 일본 골프계의 큰 기대와 함께 LPGA투어로 직행했다. 철저한 준비를 거쳤지만 하타오카의 LPGA투어 첫해는 쓰린 실패였다. 2017년 19개 대회에 출전해 11개 대회에서 컷 탈락해 높은 벽을 절감했다. 하지만 일본여자오픈 2연패를 달성하며 재도전의 기회를 노렸고, 2018년 LPGA투어 퀄리파잉스쿨에 재도전해 수석으로 통과해 2018년 2승, 2019년 1승, 2021년 2승을 챙기며 승승장구했다.
하타오카는 올 시즌 8개 대회에 출전해 한 차례도 톱10에 들지 못하며 주춤했다. 직전 대회인 롯데챔피언십에서는 시즌 첫 컷 탈락까지 맛봤다. 하지만 9번째 출전 대회 만에 첫 승을 챙기며 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들과의 경쟁 구도에 불을 붙였다. 한국 선수들은 올 시즌 고진영과 김효주가 1승씩 수확했지만 과거와 달리 압도적인 경기력을 펼치지 못해 매 대회 치열한 우승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 선수 중에는 박인비의 성적이 가장 좋았다. 박인비는 4라운드에 버디 3개와 보기 2개를 묶어 1타를 더 줄이고 합계 7언더파 277타 공동 3위로 올 시즌 자신의 최고 성적을 썼다. 신인 최혜진은 4라운드에만 버디 7개, 보기 2개로 5타를 줄이는 뒷심으로 김세영, 최운정, 강혜지와 함께 합계 6언더파 278타 공동 6위에 올랐다. 최혜진은 2개 대회 연속 상위권 성적을 이어갔다. 전날 17번 홀(파4)에서만 4타를 잃고 우승 경쟁에서 밀려난 세계랭킹 1위 고진영은 끝내 반등하지 못했다. 고진영은 4라운드도 버디 1개,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로 4타를 더 잃어 합계 2언더파 282타 공동 21위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