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건설 막아낸 시골마을 주민들, 마을 잔치 벌여

  • 등록 2022.07.16 14: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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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 장곡면 주민들 "서로에 대한 ‘신뢰’가 주요 승리 요인"

 

[골프앤포스트=김종태 기자] 지난해 말 홍성군이 장곡면에 있는 군유지 24만 평에 골프장을 건설하려 하자 주변 마을 주민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주민들이 골프장 건설을 반대한 이유는 ▲주민 동의 없이 군유지를 민간에 매각하려 한 점 ▲골프장 건설로 인한 지하수 고갈 문제 등이었다.
 
결국 골프장 건설업자의 사업 포기로 주민들의 승리로 끝났다. 지난 6월 17일 골프장 건설 업체 측은 홍성군에 골프장 사업을 위한 업무 양해각서를 포기하겠다는 의견을 밝혀 사건이 일단락됐다.
 
이후 한 달 만인 지난 17일 장곡면 상송1리 마을 주민들과 홍성 주민들은 골프장 반대 투쟁의 승리를 기념한 마을 잔치를 벌였다. 주민들은 투쟁 승리 비결로 '주민들이 분열되지 않고 끝까지 함께한 점' 즉, 주민들이 서로를 믿고 신뢰한 점을 승리 요인으로 꼽았다.
 
마을 주민 이종영씨는 "골프장 반대 투쟁이 성공한 이유는 주민들이 한마음이 되어 열심히 싸웠기 때문이다"라며 "농본(공익법률센터)과 예산홍성환경운동엽합, 내포문화숲길 등 시민단체들과 지역 언론의 보도가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귀농 2년차인 주민 A씨는 "골프장 건설을 막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과거에 노동운동도 해 보았지만 자본을 상대로 승리를 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면서 "작은 시골마을에서 좋은 선례를 남겼다. 앞으로는 군유지 개발 사업에 해당 지역 주민의견이 우선 고려되어야 한다. 어쨌든 주민들의 승리를 축하 한다"고 밝혔다.

 

곽현정 상송1리 이장도 소감을 밝혔다. 곽 이장은 "세상에서 가장 값진 것은 돈으로 값을 따질 수가 없다. 물・공기・흙・사랑・신뢰 등이 그것이다"라며 "골프장 백지화 과정에서 그것을 지킬 수 있게 되어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런 가치를 더욱 소중하게 생각하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마을 잔치에는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문순수 내포문화숲길 사무처장은 "지난 달 산림청에서 숲길기본계획(2차)이 발표됐다. 그 내용 중에 마을길 조성과 마을과 함께하는 사업이 들어 있다"면서 "상송리 마을은 생태계도 비교적 잘 보전되어 있다. 지니고 있는 자원이 많다. 앞으로 마을을 자주 방문해서 마을을 어떻게 지키고 보전해 나갈지 주민들과 함께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김종태 기자 jtkim@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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