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계 우영우’ 이승민, 장애인US오픈 초대 챔피언 등극

  • 등록 2022.07.21 10: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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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앤포스트=최주현 기자] “역사가 만들어졌다”

미국골프협회(USGA)는 21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 리조트 6번 코스(파72)에서 열린 제1회 장애인US오픈이 막 내리자 남녀부 우승자를 공개하며 새로운 역사라고 표현했다. 지체 장애와 발달 장애 등을 겪는 10대부터 80대까지 전 세계 11개국의 남녀 선수 96명이 모인 첫 번째 도전은 미국 현지에서도 상당한 관심이 집중됐다. 한쪽 팔이 없거나, 스스로 설 수 없어 카트에 몸을 의지하면서도 골프를 즐기는 이들의 열정에 주목했다. 이 역사의 중심에 당당히 한국 선수 이승민(25)이 자리했다.

이승민은 마지막 3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3개로 1언더파를 기록했다. 3일 연속 1언더파를 쌓아 합계 3언더파 213타로 펠릭스 노르만(스웨덴)과 동타를 이뤘다. 이승민은 첫날 이글 2개와 버디 3개, 보기 4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1언더파를 만들었다. 2라운드는 버디 3개, 보기 2개로 경기가 다소 안정됐고, 이 기세가 3라운드와 연장까지 이어졌다.

최후의 승자는 17번과 18번 홀(이상 파4)에서 열린 연장에서 결정됐다. 이승민은 앞선 3라운드를 치르는 동안 17번 홀에서는 보기 1개와 파 2개, 18번 홀을 파만 세 차례 맛봤다. 하지만 연장에서는 달랐다. 이승민은 17번 홀에서 버디를 잡고 기선 제압에 성공해 초대 챔피언의 영광을 차지했다.
 

이승민이 마지막 3라운드 3번홀에서 아이언샷을 하는 모습. USGA홈페이지 캡처


이승민은 자폐성 발달장애 3급으로 서울에서 태어나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서 생활하며 골프에 입문했다. 이 대회에도 사이먼 리라는 이름으로 출전했다. 이승민은 골프를 하며 사회성 발달에 도움을 받아 장애 등급이 2급에서 완화된 3급으로 조정됐다. 프로골퍼가 되겠다는 꿈을 키운 이승민은 2014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준회원 자격 얻었고, 2017년에는 정회원 자격까지 획득했다.

이승민을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하는 어머니 박지애 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프로 대회에 여러 차례 초청해줘서 날씨, 어려운 코스 등을 경험하며 성장해 큰 무대에서도 흔들림 없이 경기할 수 있었다. 감사드리고 싶다”면서 “또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자폐성 장애인에 관심이 높아졌다. 미국에는 자폐성 장애를 가진 변호사가 실제로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많은 분이 승민이를 보면서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현실 세계에 잘 적응할 수 있구나’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주현 기자 chlwn761@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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