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살인' 정유정, 골프장 캐디에 집착…영화 '화차' 반복 감상도

2023.06.18 12:58:39

 

[골프앤포스트=박청하 기자] 과외 중개 앱으로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정유정(23)이 과거 자신이 살고 있던 환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에서 생활하려고 했던 정황이 드러났다.

 

또 고학력 피해자의 신분으로 살기를 원하는 등 '신분 탈취'를 노리고 범행 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지난 17일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학부모를 사칭하면서 20대 또래 여성에 접근해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의 범행 동기와 심리에 대해 조명했다.

 

방송은 정유정이 고3이던 2017년 골프장 캐디에 지원했다가 면접에서 탈락한 뒤에도 여러 차례 다시 이력서를 보내고, 탈락 이유를 집요하게 확인하려 했다고 제보자를 인용해 전했다.

 

당시 정유정의 면접관이었다는 제보자는 정유정이 '검정고시 후 취업준비중'이라며 골프장 캐디에 지원했는데, 면접 때 고개를 푹 숙이고 질문에 대답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제대로 된 답을 하지 않아 면접에서 떨어진 정유정은 2, 3차례 다시 이력서를 보내고, 전화를 걸어 화를 내기도 했다. 또 회사 게시판에까지 탈락 이유를 확인하는 등 집요함을 보였다는 게 제보자의 설명이다.

 

정유정의 이 같은 행동을 정신의학과 전문의는 "환경을 바꾸고 싶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특히 정유정은 캐디 지원 당시 '기숙사 생활'을 희망한다는 점을 밝혀 썼는데, 부모의 이혼 후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던 집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이 반영됐을 거란 분석이다.

 

'우발적 범행'이라는 정유정 주장과 반대로, '신분 탈취'를 노리고 계획적으로 범행 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정유정은 범행 후 초기 진술에서 "피해자의 집에 도착했을 때 이미 누군가 범행 중이었다. 그 범인이 제게 피해자의 신분으로 살게 해 줄 테니 시신을 숨겨달라고 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심리 전문가는 "당연히 거짓말이다. 그런데 거짓 진술 속에서도 정유정의 욕구를 살펴볼 수 있다. 유기 대가로 신분을 살게 해주겠다는 말을 볼 때, 정유정에게 피해자 신분으로 살게 해준다는 건 보상의 의미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다면 피해자의 대학, 전공에 대한 동경이나 열망이 있어서 이러한 진술이 나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고등학생 시절 집을 나가기 위해 캐디를 선택지로 삼고 집착적으로 빠져든 것처럼 이번 역시 다른 삶을 살기 위해 이 방법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본인의 세계관에서 상상했을 수 있다"라는 의견을 냈다.

 

정유정은 경찰 조사에서 영화 '화차'를 반복 감상했다고 언급했는데 전문가들은 이 진술에도 주목했다. 영화 '화차'는 주인공의 신분세탁에 관한 내용을 다룬다.

 

이밖에도 교복을 입고 피해자 집에 들어간 정유정이 범행 후에는 피해자의 옷으로 갈아 입고 빠져나온 것 역시 신분세탁 욕구를 반영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정유정이 피해자를 살해하기 전 다른 여성들과 접촉했다는 주장도 추가로 드러났다. 범행 6일 전 정유정으로부터 과외 문의를 받았다는 한 제보자는 '혼자 사냐', '선생님 댁에서 과외 가능하냐' 등의 질문을 받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제보자는 결국 정유정의 과외 문의를 거절했다고 밝히며 "저도 원룸이 아니고 투룸이라서 분리되어 있었다면 오라고 했을 것 같다"라고 했다.

 

정유정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는 또 다른 제보자 역시 '혼자 사느냐'라는 질문을 들었고 보통 과외를 구하며 흔치 않은 질문에 이상함을 직감했다고 털어놨다.

 

한편 지난 2일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부산지검은 정유정의 구속 기한을 오는 21일까지로 연장해 보강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구속 기한이 만료되기 전에 보강수사를 완료하고 정유정을 기소한다는 방침이다.

 

 

박청하 기자 parkkwg6057@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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