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앤포스트=최주현 기자] 지난 16일 미국 브렌트우드의 한 골프장 경사지에서 골프 카트가 전복돼 소방국 구조대원이 긴급 출동하는 소동을 빚었다. LA 소방국은 5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지만 자세한 사고 원인은 밝히지 않았다.
최근 한인 골퍼 김모씨는 친구들과 함께 인랜드 지역의 한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하다가 카트 사고로 다리 부상을 당했다. 티샷이 페어웨이 옆 경사진 언덕으로 올라가 공을 찾기 위해 카트를 몰고 언덕 위로 올라갔는데, 심한 경사에 바퀴가 진흙에 빠지면서 카트가 미끄러져 구른 것.
옆에 타고 있던 친구는 재빨리 카트에서 빠져 나왔지만 김씨는 결국 카트 밑에 다리가 끼어 심한 타박상을 입었다. 김씨는 “골절이 되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처럼 골프 카트 안전사고가 이어지면서 한인 골퍼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골프장 카트 사고는 생각보다 많이 발생하고 있다.
골프 전문 매거진 ‘골프 다이제스트’에 따르면 매년 미 전역의 골프장에게 발생한 각종 사고로 응급실을 방문하는 사람은 3만여명에 달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절반은 골프 카트와 관련된 사고로 나타났다.
안전사고는 카트 전복과 연못 등으로 추락, 다른 카트와 충돌해 골퍼나 카트, 클럽 등에 피해를 입히는 경우가 대다수다. 특히 한인 골퍼들은 경사가 심한 어려운 골프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자칫 사고가 발생할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홀과 홀 사이를 이동하는 과정에서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를 건너다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지난 2017년에는 한인 골퍼들이 많이 찾는 월넛 지역의 한 골프장에서 50대 한인 여성이 골프 카트를 타고 코스를 이동하기 위해 길을 건너던 중 신호를 무시하고 달려온 뺑소니 차량에 치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속도가 빠르지 않아 안전해 보이는 골프 카트로 인한 안전사고가 잦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속도가 느린 카트를 운전하는 골퍼들의 방심이다. 전익환 프로는 “골프장에서 카트 안전사고를 심심찮게 목격하게 된다”며 “대부분 경사진 곳에서 무리하게 운전하거나 내리막길에서 과속해 일어나는 사고가 많다”고 실상을 전했다.
둘째는 라운딩 도중 음주운전이다. 한 대학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카트 사고를 당한 환자 가운데 59%가 술을 마시고 카트를 몬 것으로 밝혀졌다. 얼마 전 LA의 한 골프장을 찾았던 정모씨는 “더운 날씨에 맥주 한두 잔을 마시며 골프를 치는 정도는 이해할 수 있지만 거의 만취한 상태로 카트를 운전하는 것은 자신은 물론 동반자의 목숨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음주운전에 따른 카트 사고의 경우 음주 및 약물복용 운전 혐의로 체포될 수 있으며, 인명사고가 나면 운전자는 중범혐의로 기소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권고다.
카트 사고에 대한 책임은 대부분 카트 운전자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대부분의 골프장은 카트 렌탈시 카트가 손상될 경우 배상을 책임진다는 내용에 서명을 받고 있다. 단 사고의 원인이 카트 자체 결함이라면 제조회사에, 카트 전용도로에 대한 부실 관리로 발생했다면 골프장측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