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씨유 컬럼] 5월의 필드, ‘알아서 일하는 프로’와 ‘손 떼는 골프장’이 산다

  • 등록 2026.04.22 10:4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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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책임인가요?” 룰이 뒤바뀌는 5월

 

골프에서 공이 경계선(OB)에 걸치면 참 애매하죠? 지금까지는 “이거 인(In)이에요!”라고 우기려면 공을 친 사람(캐디)이 증거를 찾아와야 했습니다. 그런데 오는 5월부터는 룰이 완전히 정반대로 바뀝니다. 일단 선에 걸치면 ‘무조건 인(근로자)’으로 치고, “이건 아웃(개인사업자)이야!”라고 말하고 싶은 사람(골프장)이 직접 증거를 대야 하는 시대가 옵니다. 이름도 생소한 <근로자추정제> 이야기입니다.

 

사장님은 ‘코치’가 아니라 ‘구장 관리인’이 되어야 합니다

 

법이 캐디를 ‘근로자’로 일단 점찍어두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골프장 사장님이 시키는 대로 다 하는데, 어떻게 개인사업자냐”는 것이죠.

 

비유하자면 이렇습니다. 사장님이 캐디에게 “옷은 이렇게 입어라”, “몇 시까지 꼭 나와라”, “손님한테 이렇게 말해라”라며 사사건건 간섭한다면, 법은 그 캐디를 골프장에 소속된 ‘직원’으로 봅니다. 반대로 캐디가 “오늘은 제가 사정이 있어서 못 나가요”, “제가 알아서 보조할게요”라며 자유롭게 일하면 ‘전문 프로(개인사업자)’로 봅니다.

 

골프장이 ‘코치’처럼 사사건건 간섭하다가 나중에 “이분은 우리 직원이 아니에요”라고 해봤자, 법원은 “그럼 왜 그렇게 시키는 대로 하게 했느냐”며 거액의 퇴직금과 밀린 보험료라는 ‘청구서’를 내밀 것입니다.

 

진정한 ‘프리랜서 프로’로 거듭나기

 

캐디분들에게도 이 변화는 고민거리입니다. 직원이 되면 퇴직금도 받고 안정적이지만, 대신 출퇴근 시간이 꽉 짜이고 사장님의 지시를 꼼꼼히 따라야 합니다. 반면, 지금처럼 자유롭게 일하며 내 시간을 내가 관리하고 싶다면 ‘진짜 프로 사업자’답게 행동해야 합니다. 스스로 손님들과 소통하고, 내 스케줄을 내가 짜는 자율성이 핵심입니다.

 

벙커 없는 필드를 만드는 법

 

이제 골프장은 캐디의 자율성을 존중하며 ‘손을 떼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배차나 순번 관리를 캐디들끼리 알아서 하게 두거나 앱으로 관리하는 식이죠. 형식적인 계약서 종이 한 장 바꾸는 것보다, 필드 위에서 서로를 대하는 ‘태도’를 바꾸는 것이 가장 확실한 법적 방어막이 됩니다.

 

5월의 변화는 무서운 태풍이 아니라, 골프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신선한 바람일 수 있습니다. ‘간섭 없는 골프장’과 ‘책임지는 프로 캐디’가 만날 때, 우리 필드에는 법적 분쟁이라는 ‘벙커’가 사라질 것입니다.

조우성 변호사 law@mustkno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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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성 변호사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 저자
로펌 머스트노우(Mustknow) 대표변호사
변호사 업무 외에 협상, 인문학 컬럼 작성과 강의를 하며, 팟 캐스트 '조우성변호사의 인생내공', '고전탑재' 진행 중이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및 법학대학원 수료
사법시험 33회
사법연수원 23기
법무법인(유) 태평양 기업소송부 파트너 변호사
서울중앙지방법원 분쟁조정위원
언론중재위원회 선거기사심의위원
법무법인 한중 파트너 변호사
교육부 정책자문위원
서울지방변호사회 교육위원
서울지방변호사회 중소기업자문 특별위원회 위원
대한변호사협회 사내변호사 특별위원회 위원
법률사무소 기업분쟁연구소(CDRI)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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