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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의 화신, 벤 호건이 남긴 정교함의 유산
아이언의 역사에서 단 한 명의 이름을 꼽으라면 단연 벤 호건(Ben Hogan)이다. 그는 비록 '아이언맨'이라는 별명을 가지진 않았지만, PGA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아이언 플레이어를 꼽을 때 늘 첫손에 꼽히는 인물이다.
호건은 매일 손에 피가 날 정도로 수천 번의 연습을 반복하며 자신만의 스윙을 완성했다. 그가 휘두른 단조 아이언은 마치 핀에 자석이라도 붙인 듯 정교하게 날아갔다. 당시의 아이언은 헤드 뒷면이 두툼한 머슬백 형태였는데, 이는 스위트 스팟이 좁아 조금만 빗맞아도 비거리와 방향성에서 엄청난 손해를 봐야 했다.
하지만 호건은 그 좁은 타격점을 완벽하게 공략하는 '볼 스트라이킹'의 정점을 보여주었다. 재미있는 점은, 호건처럼 완벽한 샷을 할 수 없는 대다수의 골퍼를 위해 '과학'이 개입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1960년대, 핑(PING)의 창립자 카스텐 솔하임은 호건 같은 천재가 아닌 보통의 골퍼들도 아이언을 쉽게 다룰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헤드 뒷면을 파내 무게를 주변으로 분산시킨 '캐비티백' 아이언이다.
호건이 장인의 영역에서 예술과 같은 샷을 보여줬다면, 솔하임은 그 예술을 과학의 영역으로 끌어내려 대중화시킨 셈이다.
실용주의의 승리, '고구마'가 접수한 페어웨이
결국 아이언의 진화는 '인간의 실수'를 어떻게 줄이느냐의 역사다. 한때 "신도 못 맞힌다"는 1번 아이언을 가방에 꽂고 다니는 것이 고수의 상징이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 자존심은 실용주의에 자리를 내주었다.
롱 아이언의 퇴출은 실력의 퇴보가 아니다. 벤 호건 같은 정교함을 갖추지 못한 우리에게, 하이브리드(고구마)는 험난한 필드 위에서 파(Par)를 지켜주는 든든한 아군이다. 1번 아이언을 휘두르며 고독하게 신과 싸우던 낭만의 시대는 저물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가끔 연습장 구석에서 투박한 단조 아이언의 묵직한 손맛을 느낄 때면, 우리는 여전히 호건이 꿈꿨던 그 완벽한 샷의 궤적을 동경하게 된다.
[팩트체크] 4번 아이언이 5번보다 덜 나가는 이유
보통 아이언은 번호 간에 로프트(각도) 차이를 약 4도씩 두어 일정한 거리 차이를 만든다. 하지만 아마추어의 세계에선 물리 법칙이 가끔 무너진다. 특히 롱 아이언에서 그렇다.
원인은 헤드 스피드다. 로프트가 낮은 롱 아이언은 공을 띄우기 위해 충분한 스피드가 필요한데, 이게 부족하면 4번 아이언이 5번보다 탄도가 낮아져 오히려 비거리가 줄어든다. 이럴 땐 자존심을 버리고 로프트 각이 큰 하이브리드를 선택하는 게 현명하다. 로프트가 거리에 영향을 준다면, 뒤에서 설명할 ‘라이각’은 당신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 열쇠다.
- 다음 호에 이어집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