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씨유신문=김대중 기자] 골프장에서 친 공이 페어웨이를 벗어나는 것은 흔한 일이다. 하지만 그 공이 골프장 밖으로 날아가 인근 주택이나 사람의 생활공간을 위협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때는 질문이 생긴다. 골프공이 코스 밖으로 날아간 사고, 누구의 책임일까. 골퍼일까. 캐디일까. 아니면 골프장을 운영하는 회사일까. 최근 수원고등법원 판결은 이 질문에 대해 골프장 운영 주체의 시설관리 책임을 인정했다. 사건번호는 수원고등법원 2025나13723이다. 수원고등법원은 2026년 7월 29일 이 사건에 관한 주요판결을 공개했다. 사건번호 2025나13723, 무슨 일이 있었나 사건의 무대는 골프장 1번 홀이다. 골프장 바로 오른쪽에 빌라가 있었다. 이 빌라에 거주하던 사람들이 골프장에서 날아온 골프공으로 인해 자신들의 주거생활이 침해되고 위험에 노출됐다며 골프장 운영 주체를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했다. 원고들이 문제 삼은 것은 단순히 골프공이 한두 번 날아왔다는 사실만이 아니었다. 골프장을 운영하는 주체가 골프공이 외부로 날아가는 위험을 막기 위해 적절한 시설을 설치하고 관리할 주의의무를 다했느냐가 쟁점이었다. 법원은 골프장 운영 주체의 책임을 인정했다 수원고등법
[포씨유신문 김대중 기자] 골프장에서 캐디가 아직 “치세요”라고 하지 않았다. 그런데 골퍼가 공을 쳤다. 공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날아갔고, 결국 사람이 다쳤다. 그렇다면 공을 친 골퍼는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할까. 최근 법원 판결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고 판단했다. 캐디의 명시적인 허락 없이 공을 쳤다는 사실만으로 골퍼의 과실치상 책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다. 사고가 발생했는지가 아니라, 공을 치기 전 골퍼에게 구체적인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는지, 그리고 사고를 예견하고 피할 수 있었는지가 핵심이었다. 캐디의 허락 없이 샷…공은 나무를 맞고 튀었다 인천지방법원은 2026년 4월 28일, 골프경기 중 피고인이 친 공이 나무를 맞고 튕겨 피해자를 다치게 한 사건에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이 공개한 판결의 사건은 2024년 8월 10일 인천 서구의 한 골프장에서 발생했다. 피고인은 골프를 함께하던 일행을 상대로 공을 쳤고, 그 공은 타구 방향 약 20m 앞에 있던 단풍나무를 맞았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공이 나무에 맞고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튀면서 나무 옆에 있던 피해자의 머리를 맞혔다. 피해자는 초점성 뇌손상과 뇌출혈 등 전치 4
[포씨유신문=이동규 기자] 골프장 이용객이 동료가 친 공에 맞아 한쪽 눈을 잃은 사고와 관련해, 법원이 안전관리 의무를 다하지 않은 캐디에게 책임을 물었다. 청주지법 형사2단독 임진수 부장판사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30대 캐디 A씨에게 벌금 400만 원을 선고했다. ■ 사고 경위 사고는 2023년 6월 11일 오전 11시 30분쯤 청주의 한 골프장에서 발생했다. 20대 이용객 B씨는 먼저 공을 친 뒤 필드에 서 있었는데, 약 15m 후방에서 이어 샷을 한 동료의 공에 눈을 맞아 한쪽 시력을 잃었다. 당시 캐디는 일행과 40m가량 떨어진 카트 부근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 재판부 판단 재판부는 캐디에게 타구 진행 방향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할 주의 의무가 있다고 봤다. 사람이 있다면 이동을 요구하거나 경기를 중단시켜야 하는데도, 피고인은 카트 부근에서 대기하며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 의미와 시사점 이번 판결은 캐디의 역할이 클럽 선택 보조나 카트 운전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 경기 중 예상되는 위험을 살피고 이용객의 안전을 확보하는 일까지 캐디의 핵심 업무라는 것이다. 현장에서 지
[포씨유신문=편집국] 최근 한 캐디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연이 공분을 사고 있다. 벙커 인근 비관리 구역에 방치된 시설물 하자로 인해 내장객이 부상을 입은 사고. 법적으로는 골프장 소유주의 '공작물 책임'이 명백해 보이지만, 정작 손해배상의 화살은 사고 현장에 있던 캐디에게로 향했다. 골프장 측 손해사정인은 "캐디는 안전요원이기 때문"이라며, 고객 피해액의 30%를 캐디에게 책임지우려 하고 있다. 실제 법원은 이러한 골프장 내 안전사고에서 캐디의 책임을 어디까지 인정하고 있을까? 관련 판례를 통해 그 무거운 법적 무게를 분석해 보았다. "모든 것은 예견 가능했다"… 법원이 요구하는 캐디의 '주의의무' 법원은 캐디와 고객의 관계를 단순한 노무 제공을 넘어, 고객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할 '신의칙상 주의의무'가 있는 관계로 본다. 특히 사고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는지, 그리고 이를 '회피'하기 위한 충분한 노력을 했는지가 핵심 판단 기준이다. [실제 판례 1] 예견된 '생크' 사고, "캐디도 책임 있다" 2010년, 한 골프장에서 고객이 앞 팀이 라운드를 마칠 때까지 카트 뒤에 서 있다가 옆 홀에서 날아온 공(일명 '생크')에 맞아 실명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포씨유신문=조우성 변호사] 장소: K 골프장 사장실 등장인물: 김 부장: 20년 경력의 베테랑 총무부장. 현장의 세세한 부분까지 꿰뚫고 있지만, 바뀌는 법 제도 때문에 요즘 밤잠을 설치고 있다. 박 사장: 합리적 경영을 중시하는 골프장 대표. 비용 절감과 효율성을 강조하지만, 이번 '근로자추정제'의 파괴력에 대해서는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 상태다. 김 부장: (심각한 표정으로 서류 뭉치를 내려놓으며) 사장님, 큰일 났습니다. 이번에 국회에서 논의되는 '근로자추정제' 말입니다. 이거 그냥 법 하나 바뀌는 수준이 아닙니다. 우리 골프장 문 닫아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에요. 박 사장: (안경을 고쳐 쓰며) 김 부장, 또 겁주는 건가? 캐디들 특수고용직이라 산재보험 들어주고 고용보험료 내는 거, 이미 하고 있잖아. 뭐가 더 심각하다는 거야? 김 부장: 그게 문제가 아닙니다. 핵심은 '입증책임'이 바뀐다는 겁니다. 예전에는 캐디가 "나 골프장 직원이다, 퇴직금 달라"고 하면 자기가 증거를 찾아와야 했거든요? 근데 이제는 법이 바뀌어서, 일단 '캐디는 골프장 직원'이라고 치고 시작하는 겁니다. 우리가 "이 사람은 직원이
[포씨유신문=조우성 변호사] 봄 라운드 시즌이 왔다. 그런데 골프장은 생각보다 위험한 곳이다. 타구 사고, 카트 낙상, 미끄럼 사고까지. 법원은 이런 사고를 어떻게 바라볼까. 최근 판결들을 종합하면, 법원의 시각은 세 가지로 정리된다. 1. 타구 사고 — '쾅' 소리 나면 모두가 책임질 수 있다 골프공은 예측 불가능한 미사일이다. 법원은 공을 친 골퍼에게 "타격 전 주변 안전 확인 의무"를 부과한다. 앞 팀이 있는 방향으로 티샷을 날려 상해를 입힌 사건에서 법원은 골퍼의 과실을 인정하면서도, 캐디에게도 "후행 조를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키거나 경고할 의무"가 있다고 봤다. 골프장 운영사 역시 사용자 책임과 안전시설 설치 의무를 진다. 하지만 피해자도 예외가 아니다. 법원은 "골프 참여자는 스스로 안전을 확보할 주의의무가 있다"며 피해자 과실을 20~30%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 골프 모자 미착용도 과실 요소로 고려된 사례가 있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2023가단106913, 인천지법 2025가단209610) 2. 카트 사고 — 캐디의 주의의무, 하지만 '증거'가 관건 골프 카트는 안전벨트도, 문도 없는 개방형 차량이다. 대법원은 "카트 운전자는 출발 전 승객에
[포씨유신문=조우성 변호사] 1. '위장된 자영업자'의 굴레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택배기사는 우리 사회에서 '유령'과 같은 존재였다. 매일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특정 회사의 로고가 박힌 유니폼을 입고, 회사의 배송 앱을 통해 지시를 받으며, 회사가 배정한 구역에서 노무를 제공했지만, 법적으로 그들은 '사장님'이라 불리는 개인사업자였다. 이른바 '특수고용형태종사자'라는 모호한 명칭 뒤에서 택배기사들은 근로기준법의 보호로부터 철저히 소외되었다. 형식적인 위탁계약서 한 장은 사용자의 모든 책임을 면제해 주는 마법의 방패였다. 그 결과, 배송 전 서너 시간을 꼬박 잡아먹는 '분류 작업'은 임금 한 푼 없는 공짜 노동이 되었고, 주 60~80시간을 넘나드는 살인적인 노동은 당연시되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20년 한 해에만 15명의 택배 노동자가 과로로 쓰러져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던 비극은, 법과 현실의 괴리가 낳은 참혹한 결과물이었다. 2. 판례의 대전환: '형식'을 뚫고 '실질'을 보다 이들의 법적 지위를 바꾼 결정적 계기는 법원의 전향적인 판결이었다. 법원은 근로자성을 판단할 때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 즉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
[포씨유신문=조우성 변호사] 안개가 자욱하거나 비가 온 뒤의 라운드는 늘 긴장됩니다. 최근 의정부지법에서 나온 판결은 캐디의 안내 한마디가 법적으로 얼마나 큰 무게를 가지는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사고는 찰나에 발생하지만, 그 책임의 무게는 길게 남습니다. 1. 사건의 전말: 튕겨 나온 공에 다친 골퍼 2023년 4월, 포천의 한 골프장에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틀간 내린 비로 잔디는 미끄러웠고 안개도 꼈죠. 1번 홀 실개천 근처에서 샷을 하던 골퍼 A씨가 미끄러지면서 공을 잘못 쳤고, 그 공이 앞에 있던 바위에 맞고 튕겨 나와 A씨의 얼굴을 때렸습니다. 이 사고로 A씨는 큰 부상을 입었고 법원은 골프장 측에 약 2,200만 원(책임 비율 30%)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2. 캐디는 '인간 내비게이션'입니다 법원이 골프장의 책임을 인정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캐디 C씨가 "위험을 인식했음에도 주의를 주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를 '내비게이션'에 비유해 보겠습니다. 산길을 운전하는데 내비게이션이 "잠시 후 낭떠러지니 조심하세요"라고 알려주지 않아 사고가 났다면, 운전자는 안내 시스템을 원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골프에서 캐디는 단순한 경기 보조자가 아
[포씨유신문=조우성 변호사] 매일 밟는 페어웨이와 벙커, 그리고 그린. 여러분은 이것이 누군가의 '저작권'이 있는 예술 작품이라고 생각해보신 적이 있나요? 그동안 스크린 골프장에서 우리 코스를 그대로 옮겨와 사용하는 것을 보며 "왜 우리 자산을 마음대로 쓸까?"라는 의구심이 드셨을 텐데, 최근 대법원이 이 갈증을 풀어주는 기념비적인 판결을 내렸습니다. 1. 골프 코스도 소설이나 영화 같은 '창작물'입니다 2026년 2월 26일, 대법원은 오렌지엔지니어링과 골프플랜 인코퍼레이션이 골프존을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핵심은 "골프 코스 설계도면과 그 결과물인 코스 자체에 창조적 개성이 담겨 있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골프 규칙에 따라 구멍 파고 벙커 만든 게 무슨 예술이냐"는 시각도 있었지만, 이제 법은 골프 코스를 하나의 예술적 저작물로 공인한 것입니다. 2. '레고 블록' 비유로 이해하는 설계의 창의성 이해를 돕기 위해 '레고 블록'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전 세계 모든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레고 블록은 모양이 정해져 있습니다. 빨간 블록, 긴 블록, 둥근 블록... 하지만 이 똑같은 블록을 가지고 누군가는 평범한 사각형
[포씨유신문=이동규 기자] 안개와 비로 코스가 미끄러운 상황에서 골퍼가 실개천 옆 샷 중 공이 돌에 부딪혀 얼굴에 직격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법원은 캐디의 사전 경고 부재를 문제 삼아 골프장 운영사에 손해배상 30%를 인정했다. 의정부지법 민사5단독 박이규 부장판사는 지난 2월 3일 A씨가 포천 B사 골프장을 상대로 청구한 1억1440만 원 손해배상 소송(2024가단125687)에서 "B사는 A씨에게 2191만 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2023년 4월 오후 3시, B사 골프장 1번 홀. 이틀째 이어진 비로 잔디가 질퍽거리고 안개가 자욱한 가운데 A씨는 실개천 바로 1.5m 뒤에서 세 번째 샷을 날렸다. 발밑이 미끄러지며 공이 아래로 쏠렸고, 개천 돌멩이에 맞아 튀어 오른 공이 A씨 얼굴을 강타했다. B사 캐디 C씨는 이 위험한 위치를 알면서도 "멈추라"거나 "조심하라"는 말을 아예 하지 않았다. 조사 결과 캐디의 침묵이 사고를 키웠음이 확인됐다. 박 부장판사는 "캐디는 골퍼의 위험한 샷을 막아야 할 주의의무를 저버렸다"며 "진술서만으로는 경고 사실을 입증할 수 없다"고 잘랐다. 골프장 B사를 캐디의 '사용자'로 보고 민법상 배상책임을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