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씨유신문=김대중 기자] 대한민국 골프 산업의 근간을 지탱하는 3만 8,000여 명의 캐디들이 보이지 않는 '법적 사각지대'에서 차별받고 있다는 사실이 한 캐디의 용기 있는 행동으로 수면 위에 떠올랐다.
지난 3월 30일, 강원도 춘천 세레니티강촌 골프장에서 근무해 온 송인영(가명) 씨는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실업급여 구직급여일액 결정'에 불복하는 심사청구를 제출했다. 이는 2022년 7월 캐디 고용보험 제도가 시행된 이후, 정부의 고시금액 적용에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한 '국내 1호 불복 사례'다.
■ "낼 때는 실소득, 받을 때는 고시금액?" 기막힌 고무줄 잣대
사건의 발단은 송 씨가 근무하던 골프장의 리뉴얼 공사로 인해 비자발적 휴업을 하게 되면서 시작됐다. 2026년 2월 23일, 실업급여를 신청한 송 씨에게 돌아온 통지서는 충격적이었다. 고용노동부가 고시한 캐디 소득(월 2,599,994원)을 기준으로 일액 52,804원의 급여가 결정된 것이다.
문제는 산재보험료와의 형평성이다.
송 씨는 그동안 산재보험료를 납부할 때는 본인의 실제 높은 수입을 기준으로 부담해왔다. 하지만 막상 실업급여를 받을 때가 되자 정부는 실제 소득보다 약 35%나 낮은 '고시 금액'을 강제로 들이밀었다. 국가가 보험료를 거둘 때는 실소득을 인정하고, 혜택을 줄 때는 소득 확인이 안 된다며 금액을 깎는 '이중 잣대'를 들이댄 셈이다.
송 씨가 제출한 홈택스 과세자료 및 종합소득세 신고 내역에 따르면, 그의 2025년 월 평균 소득은 약 365만 원에 달한다. 실제 소득이 정부 고시금액보다 무려 100만 원 이상 높음에도 불구하고, 실업급여액은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 고용노동부 "무조건 법대로"... 조사 거부하며 '녹음'까지
송 씨를 더욱 절망하게 만든 것은 고용노동부의 태도였다. 송 씨는 객관적으로 입증 가능한 국세청 소득 자료와 종합소득세 납부 내역을 지참하고 고용센터를 방문했으나, 담당 직원은 자료 검토 자체를 거부했다.
고용노동부 측은 "우리는 법적으로 고시된 내용에 따라 처리했을 뿐"이라며 "캐디는 소득 확인이 어려운 직종으로 분류되어 있어 예외를 둘 수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했다. 행정청이 개별 소득의 실체를 파악하려는 최소한의 노력도 없이 '법적 근거'라는 방패 뒤에 숨어 행정 편의주의를 고수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송 씨는 고용센터 직원이 실제 소득 조사를 공개적으로 거부하며 "고시 내용대로만 처리한다"고 말한 대화 내용을 모두 녹음하여 이번 불복 절차의 증거로 제출했다.
■ '국내 최초' 심사청구, 성실 납세자가 배신당한 나라
현행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48조의3 제3항은 캐디를 소득 확인이 어려운 직종으로 분류해 장관 고시금액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송 씨처럼 소득 신고를 성실히 하고 종합소득세까지 납부해 온 캐디들에게까지 이 규정을 예외 없이 적용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송 씨는 "홈택스에 소득이 명확히 찍혀 있고 세금도 그 소득 기준으로 떼어가는데, 실업급여를 줄 때만 소득 확인이 안 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이는 성실하게 소득을 신고한 캐디들을 오히려 역차별하는 구조적 모순"이라고 일갈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향후 캐디 고용보험 제도의 근간을 바꿀 수 있는 중대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심사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행정소송은 물론 '헌법상 평등 원칙 위반'에 따른 위헌법률심판 제제로 번질 가능성도 크다.
본지는 대한민국 3만 8,000명 캐디의 정당한 권리를 찾기 위한 이 '국내 1호 심사청구'의 전 과정을 밀착 취재하여 보도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