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씨유신문=조우성 변호사] 매일 밟는 페어웨이와 벙커, 그리고 그린. 여러분은 이것이 누군가의 '저작권'이 있는 예술 작품이라고 생각해보신 적이 있나요? 그동안 스크린 골프장에서 우리 코스를 그대로 옮겨와 사용하는 것을 보며 "왜 우리 자산을 마음대로 쓸까?"라는 의구심이 드셨을 텐데, 최근 대법원이 이 갈증을 풀어주는 기념비적인 판결을 내렸습니다.
1. 골프 코스도 소설이나 영화 같은 '창작물'입니다
2026년 2월 26일, 대법원은 오렌지엔지니어링과 골프플랜 인코퍼레이션이 골프존을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핵심은 "골프 코스 설계도면과 그 결과물인 코스 자체에 창조적 개성이 담겨 있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골프 규칙에 따라 구멍 파고 벙커 만든 게 무슨 예술이냐"는 시각도 있었지만, 이제 법은 골프 코스를 하나의 예술적 저작물로 공인한 것입니다.
2. '레고 블록' 비유로 이해하는 설계의 창의성
이해를 돕기 위해 '레고 블록'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전 세계 모든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레고 블록은 모양이 정해져 있습니다. 빨간 블록, 긴 블록, 둥근 블록... 하지만 이 똑같은 블록을 가지고 누군가는 평범한 사각형 집을 만들고, 누군가는 경이로운 중세 시대 성을 건축합니다.
골프 코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잔디, 벙커, 해저드, 나무라는 '블록'은 어느 골프장이나 비슷합니다. 하지만 설계자가 지형의 고저 차이를 이용해 어떤 홀은 도전적으로, 어떤 홀은 아름다운 풍경을 조망하게 배치하는 과정은 설계자의 독특한 아이디어와 철학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대법원은 바로 이 '유기적인 조합'을 창의성으로 인정한 것입니다.
3. 현장의 자부심: 여러분은 '야외 미술관'의 관리자입니다
이번 판결은 골프장이 단순한 체육시설을 넘어 '지식재산권'의 집합체임을 명확히 했습니다. 스크린 골프 업체가 허락 없이 코스를 복제하는 것은 남의 소설을 베껴 영화를 만드는 것과 같은 행위가 된 것이죠. 현장에서 코스를 관리하고 안내하시는 여러분, 이제 여러분이 매일 걷는 이 길은 세계적인 명화 못지않은 가치를 지닌 '작품'입니다. 내 직장이 하나의 거대한 야외 미술관이라는 자부심을 느끼셔도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