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종 엣지리뷰30] 말의 원칙
공식적인 자리에서 단 한 차례 형식적인 인사만 나누었을 뿐, 수년간 별다른 교류도 없던 사람이 당신에게 전화를 걸어와 몸에 그렇게 좋은 건강 보조식품을 소개할 테니 20분만 허락해 달라 부탁한다면? 누구라도 이런 상황을 호의적으로 받아넘기기란 매우 쉽지 않을 것이다. 십중팔구 ‘그’로부터 자신보다는 호주머니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진 ‘약장수’라는 인상을 받을 테고 필자 역시 그러한 생각에 더 이상의 대화를 흔쾌히(?) 거절하고 말았다. ‘그’는 필자를 상대로 이득을 취할 ‘아이디어’만 있었을 뿐, 그의 의도대로 움직여 줄 명분이나 친분을 쌓아두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하고 말았다. 그의 말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아리스토텔레스가 제시한 수사법적 수단인 logos(논리적 구조), ethos(인격과 품성), pathos(감정적 유대)를 활용하여 주장을 뒷받침했어야 한다. 그는 뛰어난 약효와 안전성을 부각한 로고스만 호소하였을 뿐, 서로 알고 지내며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에토스와 약효의 경험담을 공유하여 공감을 일으키는 파토스를 갖추지 못했다. 그 결과 돌아오는 것은 ‘날 언제 봤다고 어디서 약을 팔아?’라는 반발뿐이다. 지인을 상대로 다단계 약을 팔든, 거창한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