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의 스포츠 골프, 그러나 코스 위의 신사들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전남의 한 골프장에서 발생한 성추행 사건은 우리 골프문화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사업체 대표라는 지위를 가진 이들이 골프채로 캐디를 추행하고,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언행을 서슴지 않았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가해자들이 자신들의 행위를 단순한 친밀감의 표현이라며 변명했다는 점이다. 유사한 사건들이 지속적으로 보도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결코 단발성 사건이 아님이 분명하다. 캐디계의 침묵은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는 관리자급 여성 캐디였다. 전문성을 인정받아 필드 매니저로 일하던 그녀는 한순간 성적 농락의 대상이 되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많은 캐디들이 비슷한 피해를 겪고도 생계를 위해, 또는 업계 퇴출을 우려해 침묵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다. 이는 골프장 내 성추행 문제가 개인의 일탈이 아닌 구조적 문제임을 시사한다. 특히 캐디들의 고용 형태가 특수직이라는 점은 이들의 권리 주장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솜방망이 처벌은 제2, 제3의 피해자를 만드는 면죄부에 불과하다. 이번 사건의 주범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공범들은 200만
전직 은행장 A씨가 지난해 4월 22일 오후 4시 40분경 전남 곡성군에 위치한 골프장에서 30대 여성 캐디 B 씨를 강제추행 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A씨의 강제 추행 혐의는 1. 골프를 치던 중 B씨의 허리를 양손으로 만지며 “골프장에서 허리가 제일 얇다”고 말했다. 2. 홀 이동 중 B 씨가 있는 곳에서 음란 영상을 시청하며 부적절한 농담을 반복하기도 했다. 3. A 씨의 일행(전직 고위직 공무원, 의사 등) 중 한명은 B 씨가 보는 길 한가운데서 소변을 보기도 했다. 여성 캐디 B씨는 전반을 마친 후 경기과 팀장에게 위 사항에 대해 보고를 하였고, 골프장 직원이 A씨 일행의 행동에 대해 제지를 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A 씨는 “골프를 하던 중 칭찬의 의미로 허리가 가늘다고 말한 것일 뿐 강제추행을 한 적은 없다”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지난 4일 광주지법 형사9단독(판사 전희숙)은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은행장 A 씨(82)에게 벌금 600만원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는 점과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가 상당한 성적 수치심을 느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춰볼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