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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 관련 법원 판결

[특별기고: 조우성 변호사] 골프장의 품격을 되찾아야

 

신사의 스포츠 골프, 그러나 코스 위의 신사들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전남의 한 골프장에서 발생한 성추행 사건은 우리 골프문화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사업체 대표라는 지위를 가진 이들이 골프채로 캐디를 추행하고,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언행을 서슴지 않았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가해자들이 자신들의 행위를 단순한 친밀감의 표현이라며 변명했다는 점이다. 유사한 사건들이 지속적으로 보도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결코 단발성 사건이 아님이 분명하다.

 

캐디실의 침묵은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는 관리자급 여성 캐디였다. 전문성을 인정받아 필드 매니저로 일하던 그녀는 한순간 성적 농락의 대상이 되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많은 캐디들이 비슷한 피해를 겪고도 생계를 위해, 또는 업계 퇴출을 우려해 침묵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다. 이는 골프장 내 성추행 문제가 개인의 일탈이 아닌 구조적 문제임을 시사한다. 특히 캐디들의 고용 형태가 특수직이라는 점은 이들의 권리 주장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솜방망이 처벌은 제2, 제3의 피해자를 만드는 면죄부에 불과하다. 이번 사건의 주범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공범들은 200만 원과 4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가 "피해자가 겪은 성적 불쾌감, 모멸감 등 정신적 피해가 상당히 크다"고 판단했음에도, 실제 처벌 수위는 이에 미치지 못했다. 성추행 가해자들에 대한 관대한 처벌은 결과적으로 이러한 범죄를 조장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2025년 1월 7일 광주지법 형사2부(김영아부장판사) 2심 선고)

 

캐디 인권보호는 골프장의 비용이 아닌, 품격 있는 골프문화를 위한 필수 투자다.

 

골프장 내 인권침해 신고체계 강화, 캐디의 노동권 보장,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 등 실효성 있는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 특히 각 골프장은 캐디 보호를 위한 자체 규정을 마련하고, 회원들에게 이를 고지하는 것은 물론, 위반 시 회원 자격 정지나 제명 등 강력한 제재를 도입해야 한다. 또한 캐디를 '서비스 제공자'가 아닌 '골프 전문가'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한 사회의 성숙도는 약자를 대하는 태도에서 드러난다.

 

골프의 진정한 품격 역시 단순히 규칙을 지키는 것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 코스 위 모든 이들의 인권과 존엄성이 보장될 때, 비로소 골프는 명실상부한 신사의 스포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골프장에서 벌어지는 반인권적 행태에 대해 분명한 목소리를 내야 할 때다.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 저자

로펌 머스트노우(Mustknow) 대표변호사

변호사 업무 외에 협상, 인문학 컬럼 작성과 강의를 하며, 팟 캐스트 '조우성변호사의 인생내공', '고전탑재' 진행 중이다.

프로필 사진
김대중 기자

포씨유신문 발행인겸 편집인
글로벌캐디원격평생교육원 원장
전, (주)골프앤 대표이사
건국대학교 국제무역학과 박사과정 수료
일본 국립 쓰쿠바대학 경영정책과 석사과정 특별연구생
미국 UC Berkeley Extension 수료
저서: 캐디학개론, 캐디가 알아야 할 모든 것, 골프 이 정도는 알고 치자, 인터넷 마케팅 길라잡이, 인터넷 창업 길라잡이, 인터넷 무역 길라잡이, 인터넷 무역 실무, 386세대의 인터넷 막판 뒤집기, 386세대여 인터넷으로 몸 값을 올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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