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에서 캐디의 역할은 단순히 골프채를 운반하고 경기에 조언하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 판례를 통해, 캐디가 경기 참가자의 안전을 배려하고 사고 위험을 방지해야 할 '법적 주의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이 명확히 확인되었습니다.
캐디가 간과하기 쉬운 '안전 멘트'나 '위치 조정' 한마디가 단순한 서비스가 아닌, 사고 발생 시 '업무상 과실'을 가르는 중대한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1. 사건 개요: 안전 위치 미확보로 인한 중상해 사고
본 사건은 골프 경기 중 캐디(피고인)가 플레이어들의 안전을 확보하지 않아 발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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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발생 과정: 캐디는 피해자(A, B(피해자), C, D)를 카트에 태워 이동시키다가, A가 칠 공을 지난 지점에 정차함으로써 피해자가 A의 앞쪽에 위치하도록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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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실 행위: 캐디는 A에게 공을 찾아준 후 골프채를 건네준 다음, 피해자나 A에게 예상할 수 있는 사고 위험성에 관한 주의를 촉구하는 등 안전한 경기운영을 위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곧바로 다른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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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 A가 친 공에 피해자가 맞아 상해를 입었습니다.
2. 법원의 판단: "안전 조치 게을리한 것은 명백한 과실"
대법원은 경기보조원인 피고인의 업무상 과실을 최종적으로 인정하고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캐디의 업무 범위와 주의의무 (대법원의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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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의 정의: 업무상과실치상죄의 '업무'란 사람의 생명·신체의 위험을 방지하는 것을 의무의 내용으로 하는 업무도 포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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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의 의무: 캐디는 골프채 운반·이동 및 경기에 관한 조언 등으로 참가자를 돕는 역할을 수행하며, 아울러 경기 진행 도중 예상할 수 있는 사고의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경기 참가자들의 안전을 배려하고 그 생명·신체의 위험을 방지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부담합니다.
판결의 핵심: '안전 멘트'는 필수 조치
재판부는 캐디가 아래와 같은 안전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고 명확히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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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조정: 타구 진행방향에 다른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고 그 사람으로 하여금 안전한 위치로 이동하도록 요구하는 등의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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샷 중단 요청: A에게 피해자가 안전한 위치로 갈 때까지 두 번째 샷을 하지 말도록 주의를 줄 의무.
이러한 안전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캐디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업무상 과실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3. 캐디와 골프장 사업자가 명심해야 할 점
이번 판례는 골프장 사업자와 캐디에게 고객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됩니다.
- 안전 멘트의 중요성: 캐디는 단순히 거리나 클럽을 조언하는 것 외에, "앞에 사람이 있습니다. 잠시만 대기해 주세요" 또는 "안전한 위치로 이동해 주십시오"와 같은 적극적인 안전 멘트와 지시를 통해 사고를 예방해야 합니다. 이는 개인의 선택이 아닌 업무상 필수적인 조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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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 인지 시 조치 의무: 캐디는 타구 진행 방향에 사람이 위치하는 등 위험한 상황을 인지했을 경우, 즉시 플레이어에게 주의를 촉구하고 안전을 확보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골프는 개인 운동경기지만, 캐디의 전문성과 주의 의무는 모든 참가자의 안전을 보장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캐디의 사소한 부주의가 중대한 상해 사고와 법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판례 정보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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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번호: 대법원 2022도11950 (업무상과실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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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선고일: 2022.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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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심: 울산지방법원 2022. 9. 1. 선고 2021노403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