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종 엣지리뷰 66] 오십, 인생의 재발견
인생 백세 시대에 오십이면 이제 겨우 전반전을 치렀을 뿐인데, 오십 대 중년 남성들은 치받고 올라오는 후배들과 한 가닥 내로라하는 선배들 틈바구니에서 버티느라 이미 지쳐있다. 우리 낀 세대의 애환은 직장에서 끝나지 않는다. 연로하신 부모 세대와 아직 자립하지 못한 자녀의 뒷바라지가 한창인데 배우자와 본인의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우리가 누구인가? 두 번 가라면 세상 하직하겠다던 군대 생활과 국제금융 외환위기로 살벌했던 구조조정 여파에도 살아남았던 백전노장 역전의 용사들 아닌가? 평생 앞만 보고 치열하게 살아왔건만 그러나 현실에서는 꼰대 취급당하며 퇴직을 종용당하기 일쑤다. 퇴근길에 만취하여 지구대에서 오늘도 대충 수습하는 올드보이 오대수의 모습과 겹쳐 보이는 건 우연이 아니다. 흔히 퇴직해서 잘 풀려봐야 치킨집 아니면 고깃집이고, 그나마 자영업의 구렁텅이에서 살아남기는 더 어렵다고 한다. 한국형 뫼비우스 띠에는 직장인의 로망은 백수이고 백수의 로망은 직장인이라 적혀있다. 전쟁터였던 직장을 벗어나면 나을 줄 알았더니 바깥은 지옥이라 했던가. 곧 퇴직을 통보 당할 처지는 아니지만, 불과 수년 후면 내게도 똑같은 상황이 뻔히 닥쳐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