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종 엣지리뷰 87] 창피하지만, 일단 해봅니다
아마 기억하는 이가 거의 없을 테지만 원로 코미디언 전유성 씨가 했던 유명한(?) 말을 떠올려 본다. 잠깐의 굴욕을 참으면 인생이 행복하다. 굴욕은 본래 ’남에게 억눌리어 업신여김을 받음‘을 뜻하는데 최근에 와서는 그 의미가 옅어져 ’창피하다‘와 거의 비슷하게 쓰이는 것 같다. 지금 우리가 무언가 창피함을 느낀다면, 이는 미래가 보내는 성공의 신호라고 말하는 저자 나카가와 료는 창피함을 무릅쓰고 자신의 굴레를 벗어나 유명 카피라이터 겸 광고 기획자로 변모한 자신의 인생 경험을 공유한다. 고민되는 일을 만날 때마다 창피한 쪽을 택하기로 했다는 그는 창피함을 ’꼴사나운 일‘도 할 수 있는 용기인 동시에 소리 없이 기회를 빼앗는 괴물이라는 양면성을 지적한다. 창피함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상태를 뜻하기 때문에 창의성의 다른 말로도 표현되며 몇 살을 먹든 창피를 무릅쓸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어떻게든 100세는 살게 되기 때문에 한 가지 직업과 기술만으로는 지속하기 어려운 시대이며, 해본 적 없는 일에도 도전해야만 하는 상황이 늘어나리라 전망한다. 감정의 동물인 사람이 그런 난감한 상황을 만났을 때 ’창피함‘을 외면하기란
- 유선종 컬럼니스트
- 2024-12-21 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