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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희의 감성레포트] 벚꽃보다 먼저 찾아온 분홍빛 전령사, 남산의 진달래

타워 아래 ‘사랑의 자물쇠’는 오늘도 굳건… 노란 산수유꽃과 분홍 진달래의 앙상블
“찰나의 미학, 벚꽃을 기다리는 설렘을 담다”

 

[포씨유신문=박윤희 기자] 아직은 꽃샘추위의 끝자락이 머무는 탓일까요. 서울의 상징 남산은 아직 벚꽃의 화려한 잔치를 준비 중입니다. 하지만 박윤희 기자가 마주한 남산의 봄은 결코 비어 있지 않았습니다. 벚꽃보다 한발 먼저 도착한 분홍빛 진달래와 노란 개나리가 성급한 봄 마중을 나온 이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습니다.

 

남산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벚나무 가지들은 이제 막 꽃봉오리를 터뜨릴 듯 잔뜩 부풀어 올라 있습니다. 벚꽃의 부재가 아쉬울 법도 하지만, 그 빈자리를 메우는 건 덤불 사이사이 수줍게 피어난 진달래입니다. 연분홍 진달래의 가녀린 꽃잎은 마치 수채화 물감이 번진 듯 산자락 곳곳을 물들이고, 그 아래로 흐드러진 노란 산수유 꽃은 봄의 생동감을 온몸으로 뿜어냅니다.

 

 

남산의 가파른 길을 올라 드디어 타워 근처에 다다르면, 이곳의 명물 ‘사랑의 자물쇠’ 숲이 우리를 반깁니다. 수만 개의 약속이 층층이 쌓여 있는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서울 시내는 이제 막 초록빛이 감돌기 시작한 생명력으로 가득합니다. 사랑의 자물쇠 너머로 보이는 개나리의 노란 물결은 이곳을 찾은 연인들의 웃음소리와 어우러져 남산만의 독특한 봄 풍경을 완성합니다.

 

 

벚꽃이 피기 직전의 이 ‘기다림의 시간’이야말로 가장 설레는 순간입니다. 화려함이 정점에 달하기 전, 진달래와 산수유 꽃이 닦아놓은 봄의 길을 걷는 것은 마치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시작하기 전 정성스럽게 장비를 챙기는 마음과도 같습니다. 완벽한 벚꽃 터널을 보기 위해 조금 더 기다려야 하겠지만, 지금 남산이 내어주는 소박한 진달래 꽃길만으로도 충분한 위로가 됩니다.

 

타워 근처에서 사랑의 자물쇠를 배경으로 분홍의 진달래와 함께 찍는 사진 한 장, 비록 벚꽃은 없어도 남산의 봄은 이미 충분히 깊어 있습니다. 이번 주말, 남산 타워를 향해 오르며 진달래와 눈인사를 나눠보는 건 어떨까요? 그 끝에서 마주할 시원한 도심 풍경이 기자가 담아온 따스한 기록처럼 여러분의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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