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종 엣지리뷰11] 비교하지 않는 연습
협력, 인류의 디폴트 값 인간은, 혼자서는 절대 살 수 없기 때문에 항상 타인과 함께하는 시공간을 의식하며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역설적이게도 인류 문명이 발달할수록 피해갈 수 없는 이 딜레마에서 우리는 절대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 또한 딜레마일 것이다. 진화론적 입장에서 보자면, 기본적으로 상대방보다는 내가 더 낫고 옳다는 자세를 취하지 않으면 여러모로 개체 존속과 종족 보존에 유리할 것이 없기 때문에 타인보다 자신을 우선시하고 존중하도록 설계되었다는 주장은 매우 설득력이 있다. 열등감이라는 의식은 여기에서 비롯된다고 생각된다. 기본적으로 타인과 나를 비교하게끔 설계되어있는 바탕을 도대체 어찌할 것인가. 문명사회 이전에는 협동과 신뢰가 구성원 모두를 위한 대승적 생존 전략이었기 때문에 열등감은 그리 큰 쓸모가 없어 보였다. 그러나 자본이 인간보다 더 우위를 차지하게 된, 또는 그러한 풍조가 너무나도 지배적인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을 획득하는 개개의 능력차는 극명하게 드러날 수밖에 없다. 결국 여러 얼굴로 우리를 괴롭히는 열등감 때문에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야 하고 그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게 되었다. 책 제목이 어째서 ‘비교하지 않는 연습’인지 이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