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종 엣지리뷰 73] 초파리
70일이면 암컷 초파리 한 마리가 지구 전체 인구보다 더 많은 자손을 퍼트릴 수 있다. 과학자들이 ‘켄과 바비’라고 이름 붙인, 생식기 없이 태어난 돌연변이도 있고 어떤 녀석들은 머리가 있어야 할 자리에 다리를 이고 태어난다. 초파리에 관해 미처 알지 못했던 흥미로운 사실들은 이뿐만이 아니다. 연구를 목적으로 이들은 인간에 의해 집단 처형(?)당하기도 하고 맛난 과일로 훈련받은 대가를 보상받기도 한다. 사람과 매우 비슷하게 하루 24시간을 기준으로 일과 휴식 시간을 따로 갖는다. 마약 성분에 중독되어 마이클 잭슨처럼 뒤로 걷거나(Moon Walking) 빙빙 돌다 어지럼증 아니면 배고픔으로 죽는다. 수컷의 정액에는 독성분의 단백질이 있어 암컷의 뇌 속에서 행동을 조종하며 너무 잦은 짝짓기로 일찍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외부와 단절된 하와이 제도의 초파리는 무려 1,000종이 넘는다. 『초파리가 실험실에 정식으로 데뷔한 때는 1900년이고, 장소는 하버드대학교 교수 윌리엄 캐슬의 실험실이었다. (중략) 박물학의 굴레에서 벗어난 생물학은 동물행동학, 진화론, 생리학 등의 전문 분야로 분화해 가기 시작했다. 생물학자들은 수많은 새로운 개념들을 검증하기 위해 실험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