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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양주 골프장 맨홀 작업 노동자, 산소 부족으로 질식사...안전관리 허술 '도마위'

 

[골프앤포스트=최주현 기자] 골프장 맨홀 안에서 작업을 하던 50대 노동자가 산소 부족으로 질식해서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달 26일 경기도 양주의 회원제 골프장에서 맨홀 지하 5미터 바닥에서 안전장비도 없이 작업하던 50대 남성 김 모 씨가 갑자기 쓰러졌고, 119 구조대가 급히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2주 간 치료에도 불구하고 김 씨는 결국 숨졌다.

 

신고를 받고 구조에 나섰던 소방 관계자는 "원래는 적정 농도는 21% 정도인데, 사고 현장의 산소 농도가 10~16%로 측정이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담당 의사는 입원 초기 작성한 소견서에서 김 씨가 평소 지병이나 약물치료 없이 건강히 지내왔으며, 이번 사고로 저산소성 뇌손상을 입었다고 진단했다. 

 

사고 당시 김 씨는 골프장 연못에 공급하는 지하수의 양을 확인하던 중이었는데, 지하 5미터 깊이까지 내려간 건 이날이 처음이었고, 공기호흡기 등의 규정된 안전장비를 전혀 착용하지 않았다.

 

사고 당일 김 씨가 휴대전화로 촬영한 맨홀 내부의 유랑계 사진을 통해 사건을 재구성 해보면, 오전 8시 31분, 김 씨는 지상에서 맨홀 아래 쪽으로 배율을 최대한 확대해 유량계를 촬영했다. 하지만 지하수 공급량을 나타내는 수치가 잘 보이지 않았다.

 

그로부터 50분이 지난 9시 21분, 이번엔 수치가 선명하게 찍혔는데, 맨홀 안에 들어간 김 씨가 쓰러지기 직전 촬영한 사진이었다.

 

사망자의 딸인 김모 씨는 "(아버지가) 사진이 잘 안 나온다, 어떻게 해야 되냐 했더니 (골프장 관리회사 측이) 내려가면서 더 찍으시라고 했다"면서 "본인들은 한두 칸만 내려갈 줄 알았지 이렇게 완전히 내려갈 줄은 몰랐다고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골프장 시설 관리회사 측은 김 씨가 스스로 맨홀 안으로 들어갔다며 지시는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사망자 유족들은 지시가 있었을 것으로 의심되는 건 물론, 최소한의 교육과 안전장비 구비조차 없었던 게 문제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김모 씨는 "맨홀에 대해서 아무런 장치 없이 내려갔을 때 위험할 거라는 그런 지식 자체가 없으셨다"면서 "저희 아빠가 아니더라도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잖느냐"며 울먹였다.

 

사망한 김 씨는 골프장에서 일을 시작한 지 겨우 한 달이 지난 상태로 두 딸의 결혼식을 앞두고 있었던 터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경찰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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