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4 (금)

  • 맑음동두천 -0.2℃
  • 맑음강릉 5.0℃
  • 맑음서울 5.1℃
  • 맑음대전 3.7℃
  • 구름조금대구 2.8℃
  • 구름많음울산 4.3℃
  • 구름조금광주 9.5℃
  • 구름많음부산 7.7℃
  • 맑음고창 4.7℃
  • 흐림제주 10.9℃
  • 맑음강화 1.7℃
  • 맑음보은 -0.2℃
  • 맑음금산 -0.1℃
  • 흐림강진군 4.3℃
  • 구름많음경주시 0.3℃
  • 구름조금거제 5.5℃
기상청 제공

라이프&

[유선종 엣지리뷰 93] 미국인 사용빈도 다반사 영어회화 구동사

구동사 중심 가장 널리 쓰이는 영어 표현법

 

세계 공용어인 영어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지는 이미 오래다. 외국에 여행을 가든, 한국어를 배우러 온 외국인을 만나든, 영어밖에 모르는 비영어권 사람을 대하든, 누구나 영어 한두 마디쯤 하며 살아가는 시대다. 그러나 당위성이 보편성을 이기지는 못한다. 누구나 해야 하지만 누구든 다 잘할 수도, 그럴 필요도 없는 게 영어이기도 하다. 이제는 전반적인 영어 사용 인구가 늘어나고 생존에서 생활로 사용 범위가 상향되면서 다양한 학습 욕구 또한 증가하는 추세다.

 

여행지에서 사려는 물건의 값은 얼마인지, 당장 급한 화장실은 어디인지, 어느 나라 출신인지를 밝히는 등 생존에 필요한 영어를 배우는 단계를 지나게 되면, 논리적으로 구조가 잘 잡힌 회화를 해야 하거나 그보다 더 어려운 글로 표현해야 하는 작문 능력을 요구받는다.

 

이럴 때 가장 핵심적으로 요구되는 것이 바로 동사+전치사 또는 부사가 결합된 구동사(Phrasal Verb) 표현이다. 전치사는 자동사와, 부사는 타동사와 결합하는 것으로 구별된다. 어쨌든 본래의 동사 의미보다 훨씬 세분되어 쓰인다는 점이 중요하다. 예컨대 동사 look에 전치사를 붙이면 본래의 의미 ‘보다’에서 깔보다(~down on), 돌보다(~after), 우러러보다(~up to), 내다보다(~out), 들여다보다(~into), 쳐다보다(~at), 살펴보다(~around) 등으로 맛깔나게 확장되는 식이다.

구조적으로 동사와 전치사 또는 부사와 결합한 구동사는 넓게는 labor dispute(명사+명사), adjacent to(형용사+전치사) 처럼 마치 하나의 덩어리로 흔히 쓰이는 collocation(連語)에 속한다. 우리처럼 영어가 외국어인 학습자일수록 단어 따로 어감 따로 주로 시험을 목적으로 배웠기 때문에 일상에서 활용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어감을 잘 살려 연어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사용하느냐를 통해 사용자의 국적은 물론 교육받은 정도까지 가늠할 수 있을 정도이다.

 

저자는 우리가 ‘숙어’라는 이름으로 무턱대고 외워야만 했고 일상생활에 사용하지 않아 기억조차 희미해진 구동사가, 사실은 동사의 활용범위가 넓은 영어학습에서는 핵심 중의 핵심임을 강조한다. 영어권 문화에서는 ‘나’의 존재가 ‘세상’과 일대일로 대응한다고 생각하며, 동작을 통해 영향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동사가 그 매개체 역할을 한다. 내가 시작한 동작은 능동이 되고 그 반대는 수동으로 인식한다. 따라서 동작의 주체인 주어 ‘I’가 가장 빈번하게 쓰이는 한편 사물이나 비 인칭 주어 역시 동작의 주체가 될 수 있다. 이처럼 구동사를 비롯한 동사의 비중과 활용법이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영어를 공부한 지 겨우 40년 만에 터득한 사실이다.

 

저자는 25개의 주제 가운데 마음 내키는 것을 골라 처음부터 차근차근 공부할 것을 권한다. 회화 지문을 읽다가 굵게 표시된 낯선 구동사를 만나면 의미를 추론해보고, 우리말 해석을 보면서 자신이 이해한 내용과 비교해보고, QR 코드를 통해 음성 정보까지 학습하는 절차는 아마 익숙하실 것이다. 학습 효과를 높이려면 반드시 영어 지문을 소리 내어 읽어야 하고, 음성 파일은 꾸준히 반복해 들을 것이며, 한글만 보고 영어 문장으로 말하거나 단어를 바꿔 응용해보면 더욱 좋다. 그뿐 아니라 25개의 항목 끝부분에 제공되는 문법과 어휘, 문화 포인트로 보충 설명을 듣고 간단한 퀴즈를 통해 기억력을 되살려볼 수 있다. 하나의 주제마다 평균 10개의 구동사를 배울 수 있도록 하였으며, 정확한 이해를 위한 영영 풀이와 함께 3개의 예문이 제시되어있다. 또한, 어휘 포인트를 통해 예문 이외의 추가 의미로 확장할 수 있으며, 일례로 ‘16강 질병’의 경우 두통, 열, 복통 등 주제와 연관된 다양한 증상의 표현도 익힐 수 있도록 하였다.

 

흔히 언어 능력이 짧아 저지르는 실수는 용납되지만,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지 못해 생기는 실수는 인정받기 어렵다고 한다. 이를 위해 컬쳐 포인트에는 슬기로운 영어권 생활을 위한 요령으로 가득한데, 가령 외식할 때 음식값 이외에도 팁 지급하기, 애완동물과 함께 여행하기, 잡담(small talk)으로 어색함을 깨기, 청첩장 써서 보내기, 색깔과 관련된 감정 표현하기, 운동과 간헐적 단식, 감기 퇴치와 병원 이용, 운전면허 취득, 은행에서 주택담보 대출받기, 피부관리와 화장품 알아보기 등이 포함된다. 책 뒷부분에는 영어와 한글판 색인이 쪽 번호와 함께 표시되어 찾아보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

 

결국, 구동사의 묘미는 특정한 행동을 묘사하기 위해 두 개 이상의 단어를 결합하는 데 있지만, 대개 구성 단어의 사전적 정의와 무관한 경우가 많아 단어만 봐서는 정확한 뉘앙스를 알아채기 어렵다. 따라서 이는 구동사가 별개의 어휘로 취급되어야 하는 이유이며, 학습자의 입장에서는 좀 부담스럽게도 새로운 단어처럼 개별적인 의미 단위로 배워야 한다는 뜻이다. 일상적인 표현에서는 다양한 어조를 전달하기에 좋아 매우 흔히 쓰이지만, 구동사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문체(style)가 달라지므로 학술적인 글쓰기라면 이런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 책에 제시된 모든 예문이 두 사람 간의 대화체로 구성된 것은 우연이 아니란 점을 기억하자. 대한민국 모든 영어 학습자들의 건승을 빈다.

 

 

포씨유신문 유선종 기자 |

프로필 사진
유선종

현, 서울 우신고등학교 영어과 교사
한국교원대학교 교육대학원 영어교육학 석사
신촌 토스트마스터즈 클럽회장 역임
숙명여대 TESOL대학원 9기 수료

관련기사

85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포토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