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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컬럼

[캐디] 태국 캐디는 무슨 일을 할까?

골프의 역사와 캐디의 역사는 시작이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오랫동안 함께 해 온 동반자 관계다. 골프가 세월과 함께 진화해 왔듯이 캐디 업무도 점차 세분화되고 구체적으로 변해 왔다.

 

캐디평생교육원에서 캐디를 교육하고 있는 필자 입장에서 본다면, 다른 나라 캐디들이 라운드 도중에 어떤 일을 하고 있는 지 궁금할 수 밖에 없다. 한국의 90년대 캐디 모습이 2023년 태국에서 그대로 재현되고 있는 지, 한국과 다르게 새로운 길을 걷고 있는 지, 이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 지난 4월 23일부터 28일까지 4박 6일동안 아래 4개 태국 골프장에 가서 직접 캐디 체험을 했다.

 

잭 니클라우스가 설계한 람차방 인터내셔날 컨트리 클럽(Laem Chabang International Country Club), 혼다 LPGA가 열리는 시암 컨트리 클럽(Siam Country Club), 방파콩 리버사이드 컨트리 클럽(Bangpakong Riverside Country Club), 파타야 컨트리 클럽(Pattaya Country Club)

 

캐디평생교육원에서 가르치고 있는 캐디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에는 카트 운전하기, 멘트하기, 정보와 어드바이스 전달하기, 클럽서브, 그린서브, 경기진행하기, ICT(점수계산하기) 이렇게 7가지 캐디 업무를 정의하고 있고, 이를 기준으로 태국 캐디가 하고 있는 일을 비교해 보고자 한다.

 

한국 하우스 캐디는 기본적으로 원 캐디 포 백(캐디 1명이 플레이어 4명을 서브한다)을 기본으로 한다. 전세계적으로 한국 캐디만이 이렇게 하고 있고, 미국의 경우 신입캐디는 원 캐디 원 백, 숙련자는 원 캐디 투 백 또는 캐디가 없는 골프장이 더 많다.

 

태국 캐디가 어떻게 하는 지를 캐디 교육자 관점에서 처음부터 살펴 보았다.

 

첫번째, 카트 운전하기

 

한국과는 다르게 원 캐디 원 백이 기본이다.

 

대부분 캐디들이 여자지만, 남자 캐디가 있는 골프장도 있다. 2인승 카트에 캐디 1명, 플레이어 1명이 탑승하며, 캐디는 자기에게 지정된 플레이어만 담당하게 된다. 라운드 시간은 정해져 있지만, 성수기가 아닌 관계로 라운드 시간이 정확하게 지켜지지 않는다. 클럽하우스 내 락커를 사용할 수도 있지만, 사용하지 않아도 무관하며, 골프 투어를 온 사람들 대부분은 락커를 사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캐디는 카트를 매우 여유롭게 운전하고, 코스 자체 경사도가 완만하기 때문에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카트가 그린을 제외하고 자유롭게 코스를 다니기도 하지만, 명문에 속하는 시암, 람차방과 같은 경우에는 카트는 카트 길로만 다녔다. 때로는 카트를 타지 않고, 트롤리를 이용해서 라운드를 즐기는 플레이어들도 있다.

 

두 번째, 멘트하기와 세 번째, 정보와 어드바이스 전달하기

 

캐디들은 멘트를 하지 않는다. 우리가 흔히 하는 광장멘트, 스트레칭멘트, 위험구간에 대한 멘트, 공략지점에 대한 멘트를 하지 않는다.

 

첫번째 홀, 티잉 구역에 들어간다.

 

티잉 구역에 들어가면, 캐디들은 플레이어의 클럽을 준비해서 모두 티잉구역에 들어와서 플레이어의 볼이 어디로 가는 지 지켜본다. 비교적 볼의 낙하지점을 정확하게 보고, 찾아가며, 물어보면 거리를 불러준다.

 

티잉 구역에서 기본적인 정보와 어드바이스를 말하지 않는다. 대신, 플레이어가 물어 봐야 한다. “어디 보고 쳐야 되나요?” 그러면 이야기를 해 준다. “오빠, 페어웨이 중앙 보고 치세요!” 한국사람이면, 사장님이 아니라 오빠로 통일된 느낌이다.

 

 

네 번째, 클럽 서브

 

클럽 서브는 기본으로 한다. 거리를 물어보면 거리를 야드(yard)로 알려주고, 플레이어가 특정 클럽을 달라고 요청하면 클럽을 서브한다. 즉, 핀까지 거리와 플레이어의 비거리에 따른 적당한 클럽을 어드바이스하는 행위는 하지 않는다. 인턴캐디 수준이라고 보면 맞을 듯하다.

 

라운드 중간에 디보트가 생기면, 캐디가 다가와서 배토를 한다. 한국의 90년대 캐디들이 했던 것처럼 배토 가방을 카트에 놓고 다니거나, 가지고 다닌다.

 

 

다섯 번째, 그린 서브

 

그린에 가면, 캐디가 숙련자인지 초보인지 너무 쉽게 알 수 있다. 시암 골프장의 경우 그린 스피드가 매우 빠른 상태(그린 스피드 3.0이상)로 캐디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숙련된 캐디의 경우 라이를 알려주는 것이 매우 정확 했지만, 같이 라운드를 했던 나머지 캐디 3인으로부터 라이에 대한 어드바이스를 받기 힘든 상황이었다.

 

 

 

여섯 번째, 경기 진행

 

원 캐디 원 백이라서 그런지 여유가 많았고, 티오프 간격도 매우 여유로운 상황이었다. 앞 뒤 팀 간격에 대해서 신경 쓸 상황도 없었고, 심지어 시암 골프장의 경우에는 당일 오전에 비가 와서 우리 뒤 팀의 티오프가 1시간 뒤였을 정도로 여유로운 상태였으며, 캐디들도 진행에 대해서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았다.

 

마지막, ICT

 

한국의 경우 스마트 스코어, 카카오로 대변되는 관제 시스템으로 음식 주문이나 점수 계산을 하고 있지만, 아직 태국까지 진출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ICT라는 것보다 점수 계산으로 표현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태국 캐디의 경우 점수 계산에 엄격했다. 한국에서 말하는 캐디 스코어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플레이어가 직접 점수를 계산하지 않는 한, 캐디가 매 홀이 끝날 때 직접 점수를 계산하고, 확인을 해 주고 있으며, 내기 경기를 하는 경우 상대편 플레이어 점수까지도 신경 써서 계산했다.

 

간단하게 태국 캐디가 하는 일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태국 캐디와 라운드를 하면서, 필자가 처음 골프를 배우던 90년대 한국 캐디들을 살짝 엿본 듯하다.

 

비록 트롤리를 끌면서 서브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2인승 카트를 타고서 배토 가방을 가지고 다니는 모습까지 닮아 있었다.

 

추가적으로 태국 캐디와 관련된 정보를 조금 더 설명하고자 한다.

 

태국은 캐디피와 캐디팁이 별도로 있다.

 

 

그린피와 캐디피, 카트피를 같이 지불하는데, 위 그림과 같이 캐디피는 480바트(약 1만 9천원)이며, 라운드가 끝나고 캐디에게 직접 주는 캐디팁은 골프장마다 다르다. 일반적으로 300바트~500바트 수준이다. 캐디피와 캐디팁을 합치면 캐디 한 명에게 약 3만원~4만원 정도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4명의 플레이어가 지불하는 전체 금액을 합치면, 한국 캐디피와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직접 가본 4개 골프장 중에서 시암 골프장에서만 캐디 평가제를 도입해서 운영하고 있으며, 캐디마다 차이는 있지만, 숙련도가 높은 캐디도 종종 볼 수 있었다.

 

 

아래와 같은 문구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경기보조원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언행을 삼가하시기 바랍니다. 법적 처벌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라는 문구가 일본어, 한국어, 영어, 태국어 순으로 써져 있다.

 

캐디에 대한 성희롱 문제와 차별적 시각이 태국에서도 똑 같이 벌어지고 있는 것만 같아서 아쉬움이 크게 남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카트 정면에 부착시켜 플레이어가 스스로 자중할 수 있도록 만들려고 하는 골프장 측의 노력하고 있는 모습에 감사함을 표한다.

 

우리나라도 이런 경고성 글들이 부착되어 캐디가 보호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프로필 사진
김대중 기자

포씨유신문 발행인겸 편집인
캐디평생교육원 원장
전, (주)골프앤 대표이사
건국대학교 국제무역학과 박사과정 수료
일본 국립 쓰쿠바대학 경영정책과 석사과정 특별연구생
미국 UC Berkeley Extension 수료
저서: 캐디학개론외 7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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