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이즘을 전공한 철학 교수가 일반 독자들을 겨냥하여 매우 간결한 스토이즘 안내서를 출간하였습니다. 시중에 스토이즘에 관한 많은 책과 기사들이 넘쳐나긴 하지만 불행히도 이들이 종종 철학을 고리타분한 논리학 정도로 잘못 인식시키는 바람에 철학 서적을 강력한 수면 유도제로 변신시키고는 하지요. 그러나 저자는 스토이즘에 대한 주된 오해를 직설적이고 권위 있게 다루면서도 매우 간결하고 실용적인 방법으로 설명합니다. 아마 무덤 속 고대 스토아 철학자들이 이 책의 가벼운 분량에 고마워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살면서 일이 나에게 유리한 쪽으로 돌아가는지 돌아보거나 혹은 마음먹은 대로 굴러가는 부분이 있었는지 한 번쯤은 물어보았을 겁니다. 그렇다면 어렵고 힘들수록 철학이 답이라는 이 책의 부제처럼 스토이즘이 우리에게 해답을 줄 수 있을까요? 최근 몇 년 사이 책방 서가에 스토이즘 관련 서적이 점차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스토이즘 철학자들은 정확히 무엇을 말했던 걸까요? 저자는 로마 스토익의 거두인 세네카, 에픽테투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핵심적인 생각을 아기자기한 삽화와 함께 엮어 그들의 철학이 오늘날 우리에게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면서,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일단 세 가지를 경험하게 된다. 면역학의 역사와 기초를 이해하고, 무너진 면역체계의 위험성을 깨우치며, 마음이 따뜻한 괜찮은 의사를 알게 된다. 대부분 내용은 의학적 발견에 대한 과학적 설명과 복잡한 임상 치료법으로 가득하지만, 두꺼운 분량에 비해 의외로 쉽게 읽을 수 있다. 퓰리처상 수상 언론인이자 작가인 저자는 독자들이 어려운 개념을 이해하기 쉽도록 정성을 기울여 설명한다. 그는 스포츠, 전쟁, 경찰 등 설명에 도움이 될만한 것은 무엇이든 가져와 적절한 은유와 직유를 사용하여 복잡한 생각을 단순하게 설명함으로써 일반 독자들이 점차 이해의 폭을 넓혀나가도록 도움을 아끼지 않는다. 가독성을 높이는 동시에 독자에게 이 책은 의학전문 학술서가 아닌, 궁극적으로 면역 및 자가 면역 질환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 관한 내용임을 상기시키고자 저자는 제이슨, 린다, 메러디스, 밥 네 명 환자들의 치료 여정을 나누어 담아내고 있다. 그는 또한 산뜻한 유머를 자유로이 구사하면서 이 분야에 대한 그의 개인적이고 깊이 있는 관심을 자연스레 드러낸다. 면역학 분야가 닭 한 마리로부터 유래된 것일 수도 있다는 유머에 거부감을 느낄 독자는 거의 없지 싶다.
春水滿四澤 (춘수만사택) 春水滿四澤(춘수만사택)이요! 夏雲多奇峯(하운다기봉)이라. 秋月揚明輝(추월양명휘)요! 冬嶺秀孤松(동령수고송)이라. 따뜻한 봄날 녹은 물은 사방 연못에 가득차고, 뜨거운 여름날 구름은 기이한 봉우리에 가득차네! 높은 가을 달은 밝은 빛을 휘날리고, 추운 겨울 봉우리엔 외로운 소나무가 너무 아름답도다.
회사의 아침 회의에서 멀쩡하게 얘기를 주고받던 중, 정전으로 화면이 꺼지는 텔레비전처럼 나도 모르게 앉은 채로 정신을 잃었습니다. 누가 보면 마치 회의가 지루해서 졸고 있는 줄 알았을 겁니다. 1분쯤 지나 정신을 차려 보니 바로 위 직급의 상사가 쯧쯧 혀를 차며 비웃듯 이렇게 말합니다. “도대체 그런 형편없는 체력으로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냐?” 꼭 동생 같아서 아끼는 마음에 한 소리랍니다. 글쎄요, 친동생이라면 어디가 아픈지부터 물어봤겠죠. 아침 일찍 열린 거래처 기술 세미나에 참석했습니다. 업무상 필요하니 듣기는 하는데 문과 출신이라 어려운 기술용어는 외국어나 한가지입니다. 새벽같이 일어나 움직이느라 긴장이 풀리면서 덥고 답답하고 어둑한 강당 구석에서 잠시 졸고 말았습니다. 이를 지켜보다 머리끝까지 화가 난 사장님이 조용히 저를 불러내 이렇게 말합니다. “자네 미친 거 아니야 어떻게 거래처 직원들 다 보는데 졸음이 오나? 만약 나한테 권총이 있었다면 바로 쏴 죽였을 거야!” 그에게는 직원의 상태보다 거래처의 눈에 비치는 대표의 체면이 더 중요했을 겁니다. 사장님이 졸았더라도 거래가 끊기거나 회사가 망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저는 기면증
새해 덕담으로 많이 쓰이는 말이죠! 화기치상(和氣致祥)과 길상여의(吉祥如意) 화기치상은 서로 다른 기운들이 화합하여 좋음을 만들어 내는 것을 뜻합니다. 우리 모두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화합해서 가정과 회사 모두 좋은 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길상여의 좋고 좋은 일들이 내 뜻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글입니다. 새해에는 생각하는 모든 좋은 일들만 계속해서 일어나는 2023년이 되었으면 합니다. 자식을 바라는 집에는 자식이 생기고, 돈을 많이 벌고자 하는 회사는 돈을 많이 버시고, 우리나라가 최고의 지성을 갖춘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더 나은 나라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제 막 상경한 듯, 주머니에 단돈 10만 원뿐인 초라한 행색의 사내가 강남 버스터미널에서 전화로 택배 일자리를 얻는다. 그가 맡게 된 택배 구역의 동네 이름을 따 행운동이라는 이름으로 통하게 된다. - 사실 이 바닥이 바닥까지 떨어진 사람들이 많이 오긴 하죠. - 바닥이 있다면 아직 진짜 바닥은 아닌 거죠. (16p) 택배기사를 구인하던 택배업체 사장 바나나 형님과의 첫 통화를 보면 그는 몸을 써서 살아가는 삶의 바닥까지 내려온 것 같다. 그러나 자신을 건사할 만한 능력과 생각을 지닌 그로서는 적어도 정신세계만큼은 아직 바닥까지 내려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 하지만 이 일에서 배운 게 있다면 버나드 쇼의 말이 맞다는 거다. 돼지와 뒹굴어서는 안된다는 것. 함께 더러워질 뿐이고 심지어 돼지가 그걸 좋아한다는 사실. (70p) 비 오는 날 배송 물품의 포장이 물에 젖었다며 안 받겠다고 갑질하는 옷가게 사장을 그는 이런 생각으로 바라본다. 갑과 을을 지나 병이 정을 하대하는 환경에서도 그는 스스로 돼지와 동급이 되기를 거부하는 장면에서 작품이 점점 흥미롭게 다가온다. - 하지만 감정노동에 대한 대가 따위는 없다. 이런 걸 착취라 하고, 눈 뜨고 당하
공식적인 자리에서 단 한 차례 형식적인 인사만 나누었을 뿐, 수년간 별다른 교류도 없던 사람이 당신에게 전화를 걸어와 몸에 그렇게 좋은 건강 보조식품을 소개할 테니 20분만 허락해 달라 부탁한다면? 누구라도 이런 상황을 호의적으로 받아넘기기란 매우 쉽지 않을 것이다. 십중팔구 ‘그’로부터 자신보다는 호주머니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진 ‘약장수’라는 인상을 받을 테고 필자 역시 그러한 생각에 더 이상의 대화를 흔쾌히(?) 거절하고 말았다. ‘그’는 필자를 상대로 이득을 취할 ‘아이디어’만 있었을 뿐, 그의 의도대로 움직여 줄 명분이나 친분을 쌓아두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하고 말았다. 그의 말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아리스토텔레스가 제시한 수사법적 수단인 logos(논리적 구조), ethos(인격과 품성), pathos(감정적 유대)를 활용하여 주장을 뒷받침했어야 한다. 그는 뛰어난 약효와 안전성을 부각한 로고스만 호소하였을 뿐, 서로 알고 지내며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에토스와 약효의 경험담을 공유하여 공감을 일으키는 파토스를 갖추지 못했다. 그 결과 돌아오는 것은 ‘날 언제 봤다고 어디서 약을 팔아?’라는 반발뿐이다. 지인을 상대로 다단계 약을 팔든, 거창한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