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園小梅 林逋 衆芳搖落獨暄姸 (중방요락독훤연) 모든 꽃들 졌는데 홀로 화사하게 피어 占盡風情向小園 (점진풍정향소원) 풍정을 독점하고 소원을 향했네 疎影橫斜水淸淺 (소영횡사수청천) 물 맑고 얕은 곳에 성긴 그림자 기울어 있고 暗香浮動月黃昏 (암향부동월황혼) 달빛 황혼 속에 은근한 향기 끼쳐오네 霜禽欲下先偸眼 (상금욕하선투안) 흰 새가 내려오다 먼저 훔쳐보고 紛蝶如知合斷魂 (분접여지합단혼) 흰 나비도 알면 마땅히 애끓으리라 幸有微吟可相狎 (행유미음가상압) 다행히 나직한 읊조림이 있어 서로 친할 수 있으니 不須檀板共金樽 (불수단판공금준) 단판이나 금 술잔이 필요치 않으리라
붓잡은지 어언 오십년 돌아보니 먹자취 뿐이네 이후로도 붓만 쫓아 살리라.
우리는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가? 생명의 시작은 무엇이며 자아 의식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우연의 일치일지는 모르겠으나 나이가 들수록 이런 ‘거대한 질문’으로 삶의 의미를 묻는 책을 점점 더 자주 접하게 된다. 좀 더 시야를 넓혀 무한한 우주 속 인간의 위치를 묻는 이 책은 우주에 대한 서정적이고 읽어볼 만한 토론 거리를 제시한다. 다른 많은 과학 입문서와는 달리, 이 책은 어떤 현상에 대한 설명보다는 의도적으로 저자의 생각을 담으려 한다. 우주와 인간에 대한 흥미로운 생각들을 일반적인 용어로 탐구할 뿐이다. 저자는 매일 별의 먼지와 열역학 법칙을 다루는 과학자이자, 해먹에 누워 별을 곰곰이 생각하는 물리학자이기도 하다. 그의 저서는 대부분 명성을 얻었으며 이 책도 예외는 아니다. 그의 전작 "메인의 섬에서 별을 찾아서"에 이어 이 책에서는 우주 공간에 떠 있는 먼지만도 못한 인간의 위치를 다시 돌아본다. 과학과 인간다움을 선사 받은 우리는 또다시 우주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 무(無)에 관하여 우리가 다른 인간들에게 부여하는 초월적이고, 비물질적이며, 오래가는 자질들은 마치 영화 매트릭스의 컴퓨터로 만들어진 세계와 같은 착각이다. 우리 인류가 마음
인생 백세 시대에 오십이면 이제 겨우 전반전을 치렀을 뿐인데, 오십 대 중년 남성들은 치받고 올라오는 후배들과 한 가닥 내로라하는 선배들 틈바구니에서 버티느라 이미 지쳐있다. 우리 낀 세대의 애환은 직장에서 끝나지 않는다. 연로하신 부모 세대와 아직 자립하지 못한 자녀의 뒷바라지가 한창인데 배우자와 본인의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우리가 누구인가? 두 번 가라면 세상 하직하겠다던 군대 생활과 국제금융 외환위기로 살벌했던 구조조정 여파에도 살아남았던 백전노장 역전의 용사들 아닌가? 평생 앞만 보고 치열하게 살아왔건만 그러나 현실에서는 꼰대 취급당하며 퇴직을 종용당하기 일쑤다. 퇴근길에 만취하여 지구대에서 오늘도 대충 수습하는 올드보이 오대수의 모습과 겹쳐 보이는 건 우연이 아니다. 흔히 퇴직해서 잘 풀려봐야 치킨집 아니면 고깃집이고, 그나마 자영업의 구렁텅이에서 살아남기는 더 어렵다고 한다. 한국형 뫼비우스 띠에는 직장인의 로망은 백수이고 백수의 로망은 직장인이라 적혀있다. 전쟁터였던 직장을 벗어나면 나을 줄 알았더니 바깥은 지옥이라 했던가. 곧 퇴직을 통보 당할 처지는 아니지만, 불과 수년 후면 내게도 똑같은 상황이 뻔히 닥쳐올 것이다.
삶을 예술처럼 사랑행복 꽃처럼 아름답게 시냇물처럼 꾸준히
들꽃처럼 살다 노을처럼 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