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2월 14일 경남 양산시 A골프장에서 60대 여성 황모씨가 남편 강모씨의 샷에 얼굴을 맞아 안와 손상으로 전치 6주의 진단을 받고, 이후 피해자 황씨는 캐디 신씨와 골프장, 보험사를 상대로 1억 6천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한 뒤 형사고소를 진행한 사건에 대해서 지난 22일 울산지방법원 형사3단독 이재욱 부장판사는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모(39)씨에게 벌금 300만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시사저널 8월 13일자 보도에 보면 지난 7월 18일 과실치상혐의로 울산지방법원에서 형사재판을 받고 있던 신모(39)씨가 다음과 같은 최후 진술을 남겼다.

 

"상해 발생의 직접적 가해자와 회사는 타구 사고에 그 어떤 책임도 지지 않고 있습니다. ‘사고’는 뜻하지 않게 일어난 불행한 일입니다. 타구 사고에 캐디라는 이유로 저와 같이 형사, 민사, 구상금 소송까지 모두 책임지라고 하면 누가 캐디를 할 수 있습니까. 어떻게 천재지변과도 같은 이 사고가 온전히 캐디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존경하는 재판장님. 온전히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캐디의 얘기를 들어주십시오. 공정한 판결 내려주셔서 저의 억울함을 들어주십시오."

 

당시 사고 상황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2021년 2월 14일 2쌍의 부부와 캐디 신씨가 라운드를 시작했다.

 

라운드 시작 5분 뒤 첫 번째 홀 세컨 샷 위치에서 피해자 여성 황모씨가 자신이 친 티 샷한 볼 위치를 확인하고 있었고, 그 순간 피해자 남편이 친 샷이 황씨의 얼굴을 강타했다.

 

캐디와 피해자의 증언은 각기 달랐다.

 

캐디는 "피해자 황씨가 친 공이 빗나간 상황이어서 남편 강씨가 공을 치고 나서 플레이를 하라고 제지했지만, 황씨가 이를 듣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패해자 황씨는 "자신의 플레이를 하고 카트를 타기 위해 돌아오는 순간 캐디가 남편을 제지 하지 않아 자신이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상황에서 경찰은 신씨와 골프장 관리본부장 모두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검찰에 사건을 넘겼지만, 검찰은 관리본부장은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 신씨만 재판에 넘겼고, 검찰은 신씨를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했으나 법원은 이를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

8월 22일 울산지검 판결에 대해 양츨 모두 아쉬움을 드러냈다.

 

캐디 신씨는 "법이 제 편이 아닌 것 같다. 골프 이용객 4명의 말이 제 각각이었는데 허무하다"고 하며 즉각 항소 의사를 내비췄다. 

피해자 황씨 남편이자 타구 사고의 직접 가해자인 강씨는 "벌금이 깎인게 유감이다. 100% 캐디의 잘못인데 캐디는 반성의 여지가 없다"며 불만을 내뱉었다.

이 사건 후속으로 재개될 민사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캐디의 과실이 인정된 유죄 판결이기 때문에 손해배상을 해야 될 것으로 예상되며, 보험사 등이 캐디 신씨를 상대로 구상금을 청구할 수도 있다.

 

이 사건 판결을 보면서 다음과 같은 의구심이 들었다.

 

첫 번째, 공을 맞아 전치 6주의 피해를 입은 부인과 골프 공을 직접 쳐서 가해를 입힌 남편에게는 책임이 없는가? 

 

이 판결에서 피해자가 앞에 있는 대도 불구하고 공을 쳐서 피해자에게 전치 6주를 입힌 가해자는 처음부터 처벌 대상이 아니었다. 불과 3개월 전 경기 이천에 한 골프장에서 일행이 친 골프 공에 머리를 맞고 숨지는 사망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 그 만큼 골프 공으로 인한 타구 사고가 위험하다.

 

자신의 플레이에 자신감이 있다고 해도, 타구가 가는 방향이나 앞 쪽에 플레이어가 있다면 그 플레이어에게 주의를 주고 그 플레이어가 공이 갈 수 있는 앞 부분에서 물러났을 때 플레이하는 것이 상식이다. 이 모든 책임을 오로지 캐디에게만 책임을 묻는 것은 지나치지 않을까?

 

두 번째, 캐디가 플레이어 4명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을까?

 

라운드 도중에 캐디는 플레이어의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 600년간 내려져온 캐디의 최고 업무 중에 하나이며, 최초의 캐디가 했던 가장 중요한 일이 캐디의 안전을 책임지는 일이다.

 

이러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안전을 책임지고 각종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플레이어들이 캐디의 지시 또는 제지하는 말을 잘 들어주고 협조적으로 도와 주어야 플레이어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본 사건에서도 캐디가 피해자에게 남편이 플레이한 후에 플레이를 하라고 증언했다. 물론, 이 증언이 법정에서 받아들여진 것 같지는 않다.

 

한국 캐디는 캐디 한명이 플레이어 4명을 책임지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 상에서 안전을 책임지기 위해서는 캐디의 지시를 잘 따라야 하는데, 캐디가 제지를 함에도 불구하고 이 시건이 발생했다면, 이를 전적으로 캐디의 챔임이라고 할 수있을까?

 

마지막으로 골프장 책임이다.

 

최근 법률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사용자의 책임을 강화하고 있다. 골프장에서 일어난 모든 사건에 골프장 운영자와 관리자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캐디가 카트를 운전하는 도중 카트 도로 위에 클럽이 떨어져서 클럽에 손상이 있을 경우, 이를 캐디 보험으로 플레이어의 손상된 클럽을 보험사에서 먼저 보상해주고, 추후 보상금의 30%를 골프장에게 구상권을 청구한다. 이는 사건이 골프장에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이렇게 처리한다.

 

타구사고 자체는 골프장에서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다.

 

타구사고가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먼저, 캐디가 전문적으로 변해야 하며 이를 골프장에서 수시로 교육시켜야 하며, 플레이어가 캐디가 하는 말을 주의깊게 듣고 행동해야 이런 타구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이와 유사한 타구사고에 대한 판결도 울산지검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21년 4월 22일에 울산지방법원 2020고단 1268 업무상과실치상 사건에 대하여 캐디에게 벌금 5백만원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