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수업 시간표처럼 사람의 인생에도 순서와 절차를 따른 일정을 적용할 수 있을까?
굳이 이 책을 읽어보지 않더라도 초등학교 취학부터 고등학교 졸업까지는 누구나 비슷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쉽사리 예측할 수 있겠다.
자, 그러면 첫사랑을 만나고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에 취업하고 인생 처음 자동차를 구매하고, 결혼과 출산, 첫 주택을 구매하는 시기 등 점점 수많은 변수가 더해지는 인생의 시간표를 작성해보면 어떨까?
궁금해져서 묻는 말이기는 하지만 과연 과거에 누구라도 이런 시도를 해 보기는 했을까?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얘기를 꺼내어 타인에게 드러내는 동시에 이에 대한 타인의 반응을 알고 싶어 한다. 나의 존재를 알리고 싶은 만큼이나 나에 대한 타인의 생각도 궁금한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컴퓨터가 문명의 이기로 자리 잡으면서 직접 사람과 사람이 만나야 상당 부분 해결되던 자신을 알리고 타인을 알아내는 이 과정이 더 복잡하고 어려워진 것 같다.
직접 자신을 드러내지 않을 수 있는 인터넷상의 익명성이 이러한 직접적인 절차를 생략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더욱이 정보의 양도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그 진위를 판별하기부터 쉽지 않게 되었다.
이런 현상을 생각하면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결국 책 제목처럼 ‘누구나 거짓말을 하는’ 셈이다.
각종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연속 선상에 놓고 분석해 본다면 사람들의 관심사가 어디로 향하는지 알기 쉬울 것이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자면 국내 포털 검색엔진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가는 경우를 자주 접하기도 했거니와, 실제 사람의 깊은 내면에서 잘 올라오지 않는 속마음은 늦은 밤 컴퓨터 앞에 홀로 앉아 자판을 두드리는 내용이 더 믿을 만할 것이다.
검색어야말로 남에게 드러내고 싶지 않은 혹은 드러내면 곤란해질 진솔한 자기 고백이다. 이 진솔함에 대한 설명은 저자가 인용한 밀란 쿤데라의 말로 압축 요약된다. “인간의 삶은 단 한 번뿐이다. 우리가 내린 결정 중 어떤 것이 좋고 어떤 것이 나쁜지 결정할 수 없는 이유는 주어진 상황에서 한 가지 결정밖에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여러 가지 결정을 비교할 수 있는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삶이 없다.”(p.267)
빅 데이터를 잘만 활용하면 모든 학문 분야에서의 분석이 유행할 뿐만 아니라, 그동안 궁금하기는 했으나 너무나 근거가 미약하고 기대할만한 가치가 없어 보이던 답변들이 의외의 정확도를 자랑하며 등장하지 싶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이 대한민국 인구수 증가에 공헌하였을까?
우리나라에서 거짓말을 가장 잘하는 정치인은 누구인가?
공부 언제 하느냐 물으면 언제나 내일부터 할거라는 학생들은 왜 지금 당장이 답이 아닐까?
뭐 이런 질문들처럼 말이다.
[골프앤포스트=유선종 칼럼니스트]